옛말에 강산도 저절로 변한다고 했던 10여년의 세월, 이미 변화의 속도는 10년 터울의 세대차를 수년 수개월의 터울로 단축하고 있지만 이 긴 세월동안 석문국가공단은 한결같이 당진군민의 가슴에 심한 체증으로 남아있다.

뭔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되는 것도 아닌 석문공단의 추진상황을, 빗대기 좋아하는 어떤 주민은 이렇게 비유했다. “밤새 누군가 버리고 간 아이를 대책없이 키우다가 도저히 사정이 안돼 버리지도 키우지도 못하게 된 판”이라고.

맞다. 곰곰 생각해보면 석문국가공단은 우리지역의 탯속에서 태어난 옥동자는 아니다. 어느날 날벼락처럼 떨어진 애물단지처럼 거의 모든 가족이 잠든 사이에 누군가 내던지고 간 사생아이다.

그래서 어떤 주민은 석문국가공단 때문에 요즘처럼 전전긍긍해야 하는 우리지역의 사정이 애당초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하지만 이미 호적에 떡하니 올려놓은 가족이요, 호적에서 도로 파낼 수 없는 지경이라면 어쩔 것인가.

적당한 비유인지 모르나 석문국가공단은 우리에게 이와 비슷한 존재이다. 이미 가족이 된 이 아이를 어떤 아이로 키우는가 하는 것은 이제 나머지 모든 가족의 책임으로 남게 된 것이다.

본지는 석문국가공단에 대해 94년 8월 22일자와 96년 2월 19일자 두차례에 걸쳐 이미 기획특집으로 다룬 바 있다. 당시 우리는 석문공단의 조성배경에 대해 논점을 집중시키고, 그 전후의 진행과정 전체가 군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과정의 악순환이었다고 평가했다. 그것만으로도 군민의 답답한 숨통을 조금은 열어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또다시 상황은 변했다. 석문공단문제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이제는 우리주민의 적극적인 정보수집과 선택으로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해야 할 때이다. 이번 특집호는 이런 취지아래 마련되었다. 석문공단의 과거와 현재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나아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석문공단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 보다 많은 독자에게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드리고자 한다. 이를 계기로 석문공단에 대한 폭넓은 논의와 토론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군민의 합의를 토대로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