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는 그동안 노인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노인층에 대한 지원을 시혜의 측면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노인층도 필요한 것을 요구할 당당한 권리가 있다.”

합덕대건노인대학 사무실에서 만난 서금구 학장은 지나온 세월을 보여주는 새하얀 머리칼과는 달리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젊은층과 지자체가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예산 덕산이 고향이라는 서 학장은 솔뫼성지의 관리인으로 근무하면서 합덕에 거주하기 시작해 “벌써 20년이 넘어 이제는 당진사람 다 됐다”며 “경로당에 앉아 화투놀이나 하고 술마시며 마치 죽을 때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 싫어서” 노인대학을 시작한 지 벌써 12년이 됐다고 한다.

서 학장은 “노인정책에 새롭게 과도한 예산을 책정해달라는 게 아니다. 지금 진행되는 노인층 사업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낭비적 예산을 제대로 쓰라는 것”이라며 예산의 효율적인 운영을 강조했다.

“합덕읍에 200m 간격으로 경로당이 설치된 곳이 있는데 이런 마을별 경로당들을 3~4개 마을마다 통합해 운영돼면 훨씬 효과적이다. 노인들도 20분 정도 산책삼아 걷게 되면 운동되서 좋고 경로당을 통합해 좀더 크게 설치하면 다양한 프로그램도 가능하다”

“경로당에 체육시설을 설치해 주는 것은 좋은데 누가 관리하겠나. 합덕읍 덕곡리에 최초로 체육시설을 설치한 경로당이 있는데 지금 고장나 사용을 못하고 있다. 설치 후 체계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한데 마을단위에서는 불가능하다.”

서 학장은 “하는 것도 없는 임의단체 보조금으로는 몇 천만원씩 지급하면서 300명의 노인이 매주 이용하는 노인대학에는 연간 300만원 지원하는 게 전부”라며 비효율적으로 낭비되는 예산을 돌려 노인정책에 투자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시급한 것은 노인종합복지관이다. 노인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노인들의 효과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시설이다. 10여평의 마을 경로당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노인종합복지관 건설이야말로 노인정책의 최우선 사안임을 강조하는 서 학장.

노인종합복지관과 함께 노인전문병원의 필요성도 밝혔다. 갈수록 노인층이 늘어남에도 노인들의 건강을 전문적으로 돌볼 시설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는 서 학장은 “노인전문병원이 당장 어렵다면 치매 트레이닝 센터, 중풍환자 트레이닝 센터라도 우선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전에 군수후보들을 불러 노인정책에 대한 토론회를 가질 계획이라는 서 학장은 노인층 스스로 권리를 주장하고 확보하기 위해 노인 연합단체 건설을 추진중에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