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이 민선으로 바뀌면서 선거를 의식해 눈에 보이는 실적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정신문화쪽은 오히려 후퇴한 측면이 있다”

윤성의 한국문인협회 당진지부장을 만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느끼는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예술 정책에 대해 묻자 맨처음 던진 한마디다.

학창시절 문학에 대한 관심이 컸던 윤 지부장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객지를 돌아다니다가 80년대 초 고향인 당진으로 돌아와 나루문학회 활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문학활동을 시작했고 2000년 창립된 문인협회 초대지부장을 맡게 됐다고 한다.

그동안 지자체의 문화·예술관련 정책에 대해 윤 지부장은 “지자체가 현실적으로 시급한 사안보다는 눈에 보이는 실적위주로 예산을 집행하고 그 집행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문화·예술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시급하다고 요구하는 다른 사업을 제쳐두고 “면천 군자정을 고증도 없이 일반적인 정자로 지어놓고 군자정을 복원했다고 말하는 것”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공무원이 실적위주로 예산을 집행한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또한 “조례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향토유적보호위원회’가 지극히 형식적이며 무용지물에 가깝다”며 “면천읍성 복원시 이름이 새겨진 돌 3개중 1개가 사라진 문제도 지역 문화·예술계와 협의해 공사과정을 잘 지켜봤다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자치단체 내부에 부서간 협조체계가 없는 것도 문제”라고 말한 윤 지부장은 “문화공보실에서는 면천 몽산성이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안내판을 붙여놓고도 도로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북문터를 헐어버렸다”며 “부서간 협조가 원활했다면 얼마든지 보호가 가능했던 유산이 사라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윤 지부장은 “가장 시급한 것은 지역 문화·예술계와 자치단체 사이에 공식적인 협의기구를 만드는 것”이라며 “자치단체가 문화·예술관련 정책을 추진할 때 이러한 협의기구를 통해 사전에 논의한다면 많은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자주 인사이동을 하는 행정직 공무원으로는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문화·예술을 전담할 별정직 공무원을 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필경사 뿐만 아니라 윤곤강 시인의 묘와 옛집, 이종린 선생의 묘와 옛집 등을 연계해 문화테마관광 코스로 개발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문화·예술에 대한 정책은 단체장이 실적위주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