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신기한 농어촌 실생활 체험
어디를 가나 신기하고 즐겁기만 하다. 지게를 짊어지고 가는 할아버지, 바닷가에서 직접 손으로 잡은 게, 소라껍질에서 들리는 깊은 파도소리, 살아 숨쉬는 갯벌 등 그 익숙한 풍경들이 당진을 찾은 도시 아이들에겐 더할 수 없이 생소하고 흥미진진한 체험이다.
초록색 바다에 살짝 발을 담갔다가 밀려오는 파도에 탄성을 지르고 생전처음 잡아본 호미로 자갈을 긁어 소라껍질을 찾아낸다. 그리곤 바지가 흠뻑 젖는 줄도 모른 채 소라껍질을 귀에 대고 쏴아아, 들려오는 파도소리를 듣는다. 양손 가득 큼지막한 소라껍질을 집어든 아이들의 얼굴엔 잠시도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얘들아, 여기봐. 소라껍질 속에 조그만 게가 숨어있어!” 무슨 일인가 싶어 살짝 고개를 비친 꼬마게는 아이들의 소란에 냉큼 소라껍질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삼삼오오 모여든 아이들의 동그란 눈은 갈수록 더 크게 벌어진다. 잠시도 잦아들지 않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그 속엔 우리가 잊고 지낸 당진의 소중한 모습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삼봉초등학교(교장 이순일)와 자매결연을 맺은 고양시 화수초등학교(교장 황인우) 44명의 아이들은 지난 18일 당진을 찾았다.
‘2002년도 도·농간 교류 현장학습 체험 계획’에 의해 당진의 살아있는 농어촌을 실제의 모습 그대로 체험하기 위한 것. 신청자가 많아 제비뽑기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류대상아동에 선발됐다는 44명의 아이들은 성대한 환영식을 시작으로 푸근한 당진의 품으로 안겨들었다. 이들 도시 아이들은 삼봉초 어린이들과 1:1 결연을 맺고 3일간 일반가정에서 민박하며 지냈다.
용이 춤을 추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용무지’ 앞 바다에서 조개 캐기, 굴 따기 등의 갯벌체험과 삼길포와 초락도, 도비도 등을 둘러보며 풍성한 농어촌의 실생활을 보고 느꼈다. 마지막 날엔 농협과 마을금고를 견학했으며 소감발표를 끝으로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18일 밤에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 전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다가 설기현·안정환 선수의 골잔치에 펄떡펄떡 뛰어오르며 서먹했던 삼봉초등학교 친구들과 한순간에 어색함을 떨쳐버렸고, 넉넉한 아저씨의 선심으로 우승기념 회를 얻어먹기도 했다.
도시에서 회사에 다니는 아빠가 당진으로 내려와 어부가 되면 좋겠다고 말하는 철부지 아이들은 용무지 앞 바닷가에서 용이 춤을 추듯 첨벙첨벙 뛰어 놀았고 지게에 짐을 가득 싣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할아버지를 붙들고 직접 지게를 져보기도 했다. 물론 얼마 버티지 못하고 털썩 주저앉고 말았지만 말이다.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고운 갯벌, 그 속에서 바지락을 잡을 양으로 온몸에 진흙을 묻혀가며 한바탕 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맛있게 구운 뱅어포로 밥 한 공기를 꿀떡 삼킨 아이들. 얇은 실그물이 밥상에 올라오는 꽃게를 잡는다는 게 영 믿어지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이들. 이들은 각자 주운 소라껍데기를 기념품으로 짧은 당진체험을 끝냈지만 당진에 대한 기억은 오랫동안 살아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오는 24일부터 3일간은 삼봉초 어린이들이 도시의 산업시설과 문화시설을 체험하기 위해 고양시로 현장학습을 떠나기 때문. 그리고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삼봉초와 화수초의 아름다운 교류 현장학습은 계속될 것이다. 소라껍질에서 들리는 파도소리가 영원히 녹슬지 않을 것처럼.
이희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