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경쟁이란 말을 들으면 우선 많고적건 간에 신경이 쓰인다. 반면, 평준화소릴 접하면 마음부터 느슨해지고 뭔가 되겠지 하는 심정이 든다. 그런데 완전 경쟁이 제한된 평준화의 흐름속에서 그동안 우리의 손익계산은 과연 제대로 가늠이나 될지 모르겠다.
만약 우리가 지난 40여년 동안 법을 엄격히 지키는 전제로 모든 역량을 다해 교육, 경제, 문화, 정치 등 제반 분야를 무한 경쟁으로 이어 왔다면 지금쯤 어디에 와 있을까? 세상은 온통 피 튀기는 경쟁의식으로 삭막해지고 능력과 힘있는 자만이 떵떵대면서 빈부의 격차는 이루 말할 수 없어 거리엔 온통 맥없는 영세민이 헤매는 극도의 사회혼란을 겪고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면 각자가 정직한 마음으로 노력만 하면 어느정도 희망은 달성되고 세계적인 여러 기업이 내는 세금 덕분에 사회보장제도의 적절한 운영으로 경쟁의 여건이 안되는 사람들이 편안히 보호받는 사회가 되어 싱가폴과 일본의 선생님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판단이야 각자의 몫이지만 동서고금의 선례로 볼때 아마도 대답은 한쪽으로 몰릴것으로 짐작된다.
어쨌든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노닐어야 연못은 생기가 있고 골목에서 나 홀로 물건 쌓아놓고 소리치는 것 보다는 장사꾼이 많고 다양한 상품이 즐비한 시장속으로 들어가야 매상이 많이 오르는 것은 자명한 이치일 것이다.
성장과정에서 진정한 경쟁이 제한을 받는 이유를 관련학자들은 「질투와 나태」라고 대충 결론 짓는다.
이론이야 다를 수도 있지만, 축복해줄 곳에서 건성으로 박수치지는 않았는지 어릴적 논둑길 달리기 시합에서 앞에 가는 놈은 도둑놈이요, 뒤에 가는 사람 순경이란 심리에서 더 발전되지는 않았는지 생각 좀 해 볼 일이다. 아직 밤잠 안자고 한참을 더 분발해야 될 처지에 그럭저럭 살만하다고, 쌀 수백 가마 연봉타는 철밥통 직장에서 눈총이나 면할 만큼 일한다고, 주 5일제 아니 월 5일제 무릎에 덩달아 망건 쓰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 볼 일이다. 「질투와 나태」의 그림자는 언제 다른 사람까지 불행으로 몰고 갈지 모른다.
우리가 입만 벙긋하면 나오던 서해안시대의 중심지, 당진항, 국가공단 등은 경쟁력과 어떻게 연관이 될까? 정말 옆동네보다 얼마나 경쟁력이 떨어져서 그럴까? 우리의 서쪽은 없던 공단까지 만들어 수천억원이 투자되는 첨단기업을 유치하는데 반해 번듯한 공단은 10년 넘게 묵이고 우리의 동쪽은 울타리를 넘어와 항구를 넓히는데 예서는 천혜의 조건속에 남들 길만 내주고 있다는 생각은 지나친 것인가? 왜 그럴까? 우리끼리 주점에서 아웅다웅할 때 상대 경쟁자들은 자기네 발전의 물꼬를 트기 위해 저 꼭대기에서 회심의 부라보술잔을 들고 있기라도 했을까? 초경쟁의 시대, 숨막히는 경쟁과 불안의 시대이지만 온갖 어려움과 역경을 하나하나 헤치면 달고 시원한 열매를 딸 수 있다. 우리가 약자를 생각하며 경쟁을 탓해서는 안된다. 경쟁이란 각각의 능력을 최대한 유도하여 전체를 향상시키는 가장 훌륭한 시스템이다. 99마리의 탈없는 양들은 적당히 풀어주어 마음껏 풀을 뜯도록 하고 길 잃은 1마리의 양에게는 관심을 쏟아주는 것이 경쟁의 산물인 적선이며 복지이고 나눔이며 보호이다.
결코 평준화의 멍에를 씌워 충분히 경쟁하여 최선을 지향 할 수 있는 부류까지 과거의 과오나 평등이란 명분으로 발목을 묶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질투와 나태」가 아닌 잘하고 있으면 성원해주고 내가 부족하면 근면으로 처신해야 되지 않을까? 아무리 따져봐도 이것이 나와 내 지역발전의 가장 큰 요인일 듯 싶다.
지난주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통과와 여성전용 선거구 계획을 접하면서 또다른 생각이 든다. 그것만 되면 만사 필 줄 알았던 기업중에 줄 도산이 안된다는 보장 없고 큰일 날 줄 알았던 농업에서는 떼돈 버는 농민이 어느 정도는 있을 거라는 예측 때문이다. 결국 이것 역시도 경쟁이어서 그런 것이다. 또한 남녀의 여건이 다른 처지에서 출발선이 항상 같아서는 그것 자체가 불평등이란 걸 알면서도 진정한 영광을 위해 강호의 무림들과 싸워 이기는 수많은 자수성가 여성 관리자들을 보노라면 오히려 까닭없는 동정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우를 버릴 수 없다.
무한경쟁의 승리자에겐 책임이라는 법적의무를 엄격히 적용하면 경쟁의 단점도 사회 발전에 기여 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