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부근의 언덕엘 올랐다. 운동 겸 오른 언덕였기에 오르는 도중 언덕 위에 수원시에서 설치한 운동기구인 철감을 잡고 200여회를 운동을 하고 옆에 있는 철대를 잡고 오른발과 왼편발을 올려놓고 80여 차례 운동을 했다.

그리고 난 뒤 50여 계단을 따라 언덕의 정상에 올라가 이리저리 운동을 한 뒤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승복(僧服) 차림의 노스님이 다가 앉았다.

인사를 나눈바 경기도 분당 34-2 대도사(大都寺)의 남이(南二, 73)스님이시다. 나는 명함을 받으면서 평생에 좋아하는 한자를 명함에 써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나에게 질문을 했다.

「아름다운 사람은 사용한 자리도 아름답다」라고 전국공용변소에 붙어있는 표어를 쓴 사람이 누군지 아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표어는 많이 읽었지만 누가 썼는지는 기억이 나지 아니했다. 그래서 나는 모른다고 대답하니 바로 자기가 썼다는 것이다.

나는 수년전부터 공동변소를 사용하면서 가정에서도 그렇고 항상 변소를 깨끗하게 사용해 왔다고 그에게 말했다. 또 나에게 물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란 구호를 쓴 스님이 현재는 고인이 되었는데 그 뜻은 남과 여를 말한 것인데 남자가 여자 될 수 없고, 여자가 남자 될 수 없으니 부부가 사는 동안 화목하게 잘 살라는 것이다. 요즘 뉴스시간 한국의 결혼부부 4쌍 중 한 쌍은 이혼한다는 데 참 좋은 말로 기억했다. 시대가 혼란해서 그런지 이와 같은 상황은 국가적 경제측면에서도 참말로 할 수 없는 일을 했다는데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는 일이다.

남이스님의 말에 의하면 대학도 나왔고 48세까지 현대건설의 큰사무소장을 세번이나 역임했고, 부인의 사망으로 인해 승복을 입은지 25년이 됐다면서 승복을 입게 된 동기는 다람쥐가 봄·여름·가을내 암놈 120마리를 쌓아놓고 모두 내쫓고 겨울에는 한쌍만 남겨두고 겨울을 지킨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대개가 나온 구멍은 생각치 않고 들어갈 구멍만 생각한다고...

이제 살아서 남들한테 욕 안먹고 죽기만 바랄 뿐이라며 서글픈 마음을 풀어놓기도 했다.

남이스님은 아들이 하나 있는데 서울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대사관에 있으며, 며느리는 모 방송국의 기자로 일본에서 활약 중이어서 세 식구가 모두 뿔뿔이 헤어져 살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