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도서출판 유한의 고사숙어사전을 보면 건목생수(乾木生水)라는 한 단어를 읽어볼 수가 있다.
그 뜻은 마른 나무에서 물이 난다는 뜻으로 없는 것을 무리하게 강요함의 비유, 이치에 맞지 않음의 비유이다.
9월 초순부터 10월 초순까지 전국의 초·중등학교에서 추계 운동대회를 갖고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같이 뛰며 교사와 서로의 생각과 뜻을 나누며 어린이들에 대한 신상파악을 하며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일은 각 학교마다 옛날옛적부터 해온 일이다. 이같은 행사 때마다 학부모들은 각각 형편에 따라 운동회를 축하한다는 축의금을 대회 주최 학교에 제출하면 학교측에서는 답례품으로 타올을 제공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교육부의 지시라면서 일체의 안내장이나 초청장도 없이 운동대회를 개회하고 2~3시간 가량만 진행하다가 끝내고 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결혼식에 하객으로 가려면 축화혼(祝華婚)이나 축결혼(祝結婚), 회갑잔치 집에 갈 때는 축회갑(祝回甲), 축수연(祝壽宴), 수의(壽儀), 70세는 고희(古稀), 77세는 희수(喜壽), 80세는 산수(傘壽)라고 편지봉투 겉면에 써가지고 가는 것이 가정의례 준법이다.
그런데 운동회장에서 성금을 받지 말라고 한 것은 교육을 담당한 교육부가 가정의례 준법을 무시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학부모들이 납득이 안가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가을운동대회면 학교측과 학부모가 화기애애하게 진행해오던 전례가 무시되고 살벌하고 삭막한 올해의 대회는 유야무야한 추계운동대회로 쓸쓸하게 끝을 맺게 됐다.
한편 제2의 성직자격인 이곳 당진의 한 학교장은 우리는 오직 상부기관의 지시에 순순히 응하니까. 교육부 예산이 축소돼 타 부처에서 쓰는 바람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같은 일이 곧 건목생수(乾木生水)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