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군이 매년 새해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진행하는 ‘시책구상 보고’는 행정의 투명성과 주민자치의 성숙도를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벌써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시책구상 보고’가 매번 제기되는 문제를 개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보다 예년의 틀을 고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9일 진행된 ‘시책구상 보고’에서 참석자들은 1시30분부터 5시10분까지 꼬박 3시간 40분 동안 실·과장과 사업소장이 보고하는 새해 시책구상을 들어야 했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일부 참석자는 졸기도 하고 일부는 중간에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보고가 끝난 후 토론을 위해 참석자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불과 1시간. 20여명의 참석자들이 의견을 제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참석자들의 의견제출 역시 상호토론 보다는 일괄질문 형식을 띠게 된다. 군 행정의 반응을 확인할 여유도 없이 의견을 제시하고 마는 것이다.

군수 역시 참석자들의 의견을 모두 듣고 난 후 간단한 언급과 함께 종합 정리한다.

참석자들은 자신의 의견에 대해 군 행정 측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얼마나 반영될지, 자신의 발언이 얼마나 영양가가 있었는지 알지 못한 채 넘어간다.

이번 시책구상 보고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시작에 앞서 보고시간을 줄이고 토론시간을 늘릴 것을 요구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일 회의장에서 보고서를 건네 받았다는 몇몇 참석자의 말을 듣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들에게는 보고서가 사전에 배포됐지만 다른 일부 참석자들에게는 당일 배포됐던 것.

각계 주민들로부터 제대로 된 의견을 듣기 위해서는 최소한 며칠 전에 보고서를 사전배포하고 당일에는 보고시간을 줄이는 대신 토론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참석자들 대부분의 의견이다.

매년 지적되는 문제를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군 행정의 보다 성숙된 노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