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할 것 없이 일도 많고 탈도 많지만 지난 갑신년은 유독 어지럽고 힘들었다. 대통령 탄핵, 수도 이전을 둘러싼 논란, 끝없는 장기불황, 수능시험 부정에 이어 지진해일까지. 국·내외적으로 사건, 사고 등 온갖 일들이 한꺼번에 몰아 닥쳤다.

이제 힘들었던 갑신년이 지나고 희망의 을유년 닭의 해를 맞이했다. 닭의 힘찬 날개짓이 긴밤을 견디고 희망의 아침이 왔다는 소식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같다. 예로부터  닭은 우리 문화에서 입신출세와 부귀공명, 자손번창을 상징한다. 옛 어른들은 꿈에 닭이 퍼덕이며 깃털을 고르는 모습을 보면 직장에서나 사업에서 좋은 일이 생길 조짐으로 풀이하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을유년 새해에도 세상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불확실성 또한 쉽사리 해결되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건 인간은 방황 속에서 길을 찾고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사실이다. 원인이 뭐든 부정적 무기력과 냉소주의는 인간의 영혼과 열정을 빼앗아 끝내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그래서 희망은 판도라의 상자 속에 갇혀 있어도 절망과 죽음에서 우리를 삶의 길로 이끌어 간다.

꿈은 이루어질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올바른 방향설정과 지치지 않는 노력이 수반될 때 가능하다. 새해를 맞이하여 모두 새 희망과 도약을 다짐하지만 지역경제는 여전히 활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희망과 꿈을 안고 21세기 첫 걸음을 시작한지 5년째가 되지만 마음은 왠지 무겁다.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의 경제 성장률은 잠재 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수준이 이어지고 이 때문에 청년실업자가 급증하고 장기소비부진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의 생계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해 설비투자에 소극적이고 생산기지를 자꾸만 해외로 옮기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들이 내놓는 2005년도 경제 전망치는 더 없이 어둡기만 하다. 한국은행은 경제 성장률을 4%로 전망하고 있으며 민간경제 연구소들은 3% 후반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2%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지역 경제여건도 어둡긴 마찬가지다. 내수불황도 문제지만 가계 빚, 고용불안, 경제정책 불투명 등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고 있어 내수회복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2004년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이고 건설투자는 내수부진 상황을 가중시킬 것이다. 대내외 경제 상황을 종합해보면 2005년도 우리지역 경제는 최악의 경제위기에 직면하게 될 상황이 예견된다.

이러한 때에 우리 당진군의 신나게 기업하는 충남 만들기 시책평가에서 최우수군으로 선정된 소식은 당진항 지정과 석문공단의 개발계획에 이은 또 하나의 희망적 요인임에 분명하다. 하루빨리 우량기업들이 유치되고 고용이 증가하면서 내수 소비도 증가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를 희망한다. 지금 이 순간도 지역경제 살리기에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군수와 당진군의 관계 공무원들에게 격려의 큰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올 해의 지역경제 살리기 핵심인 동반성장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의 양극단에 떨어져 있는 주체들에게 동반성장을 통해 당진을 도약시켜야 할 것이다. 지역금융기관에 근무하면서 영세 서민들과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피부로 느끼면서 부의 분배와 균형 잡힌 경제 성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끼고 있다.

양극화가 단순한 현상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갈등을 촉발하고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는 지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이기 때문이다. 불황이 깊어질수록 빈부의 차이도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 함께 잘사는 지역 사회가 실현될 때 화합된 군민의 응집력은 우리 당진의 성장 잠재력이 될 것이다.

새해는 우리 지역경제가 저성장의 굴레에 빠져드느냐, 아니면 탈출하느냐의 기로가 될 것이다. 자치단체와 민간 모두가 경기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혁신과 개혁의 시대에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개인이나 조직은 창조적 발전을 이룩하기 힘들다. 우리 당진군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관료조직의 혁신적 변화 운동에 적극 발맞추어 혁신에 앞장서서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힘들고 우울했던 지난해의 아픔을 훌훌 털어내고, 온 군민이 모두 행복한 을유년 한 해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