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입니다. 계절을 따라 옷을 바꿔 입던 나무들이 잠을 잡니다. 어딘가 땅에 떨어져 긴 잠을 청하고 새 삶을 준비하는 프레디의 메시지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이 책은 깊고 끝없는 상실을 겪은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 그 상실에 대해 설명하기 힘들어하는 어른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소개와 함께 시작됩니다.
한 해의 시작을 준비하는 이즈음에 부모와 함께 읽으며 사색을 나누고 마주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책입니다. 아마 프레디를 만나고 나면 선명한 무언가가 새겨져 올 봄 생동하는 기운을 남다르게 느낄지도 모릅니다.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어느 봄날 커다란 나뭇가지 끝에서 태어난 프레디. 이제까지 수없이 봐왔던 그냥 나뭇잎이 아닌 보다 선명한 이름으로 말을 걸어옵니다.
싱그런 연초록의 세계에서 짙은 푸름으로, 물이 오른 황금 갈색으로, 잿빛 그윽한 사계의 계절로 마치 자신이 프레디가 된 듯 한 느낌에 빠져들게 하지요.
봄, 여름, 가을을 거친 후 친구들이 가지에서 찢어져 떨어집니다. 겁에 질린 프레디에게 다니엘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아직 겪어 보지 못한 것은 두렵게 마련이야. 하지만 모든 것은 변해.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지. 봄을 지나 여름이 되면 다시 가을로 가고, 잎은 초록빛에서 단풍이 들고 다시 떨어지지. 변하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야.
넌 봄이 여름으로 바뀔 때 무서웠니? 녹색에서 빨갛게 물들 때 아무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잖아. 우리들도 자연의 이치에 따라 변하는 거야. 죽는다는 것도 이처럼 변하는 것 가운데 하나일 뿐이야.”
영원한 생명을 준비하며 땅 속으로 스며드는 프레디의 삶은 슬프지 않습니다. 삶과 죽음의 메시지를 전하며 또 다른 희망과 벅찬 기쁨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우리의 생명의 시작이 어디에서 오는지, 왜 성장하고 변화하는지 깊은 성찰을 하라지요. 물질문명의 풍요와 빈틈없는 생활의 조류에 아이도 어른도 마음의 굳은 살이 두꺼워질 때 나뭇잎 프레디가 전해주는 삶과 죽음의 따뜻한 이야기로 머리와 가슴이 하나로 젖어보세요. 그러다보면 어느새 새 살이 돋고 새 기운이 생동함을 느낄 겁니다.
사계를 살아내는 나무의 변화를 아름답게 담아 낸 사진과 시를 읽는 듯한 잔잔한 대화로 구성된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뭇잎 프레디와 그 친구들의 삶이 한낱 나무의 작은 조각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의 흐름에 따라 순응하며 사는 모습에서 숙연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나무를 바라보게 해준 프레디. 자신이 프레디의 시선이 되어 나무를 바라보세요. 한 해의 초입에 아이와 부모가 저마다의 삶의 나무에 멋진 잎을 달아 줄 프레디를 만났으면 합니다.
김미영 | 독서지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