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어느 나라에 오랫동안 아이를 소원하던 왕과 왕비에게 기쁨으로 탄생한 공주. 그 공주는 초대받지 못한 요정의 저주로 100년 동안 잠들었다 왕자의 입맞춤으로 깨어난다는 이 스토리는 독일의 그림형제가 재화해 낸 ‘잠자는 숲속의 공주’ 입니다.
‘찔레꽃 공주’는 200년 가까이 많은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며 사랑을 받았던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펠릭스 호프만이 석판화로 다시 재창작한 그림동화책입니다.
기존의 애니메이션 그림책이나 디즈니의 잠자는 공주를 떠올린다면 차별화된 감동을 맛볼 수 있는 신선하고 독특한 느낌의 그림책이랍니다. 색다른 세계의 잠자는 공주를 만날 수 있지요. ‘사랑하는 딸 크리스티안느에게’ 라고 시작한 이 그림책은 아픈 딸에 대한 작가의 안타까움과 사랑이 절절하게 배어있어 그 아름다움과 가치가 더 빛납니다.
그림책은 아이가 태어나서 가장 처음으로 대하는 책이므로 더욱 엄선해서 안겨줘야 합니다. 화려한 색과 선명한 아웃 라인으로 치장한 애니메이션 풍의 예쁜 그림책이 좋은 그림책이라고 알고 계셨다면 여지없이 그 선입견을 깰 수 있는 책이 호프만의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의 그림이 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손상시키는 수준이라면 이야기를 그림이 아닌 말로 전해주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겠지요. 그러나 호프만과 같은 그림세계의 연출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선명하게 해주고 더 깊고 풍부하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섬세하고 개성 넘치는 표현을 석판화로 그려낸 손길을 통해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찔레꽃 공주로 다시 태어나 옛이야기의 세계를 새롭게 창조해냅니다.
상업주의 전략과 소산으로 각색된 디즈니의 잠자는 공주와 인어공주를 보면 원전의 순수한 스토리 이미지에다 유해색소를 입혀놓은 듯한 씁쓸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성 마당에는 말들과 점박이 무늬 사냥개들이 길게 누워 자고 있었고……성 안에서는 파리들이 벽에 붙어 자고 있었고 부엌에서는 요리사가 심부름하는 소년을 붙잡으려는 듯 팔을 앞으로 쑥 내밀고 있었습니다…….
100년동안 잠들어 있는 성안으로 왕자가 들어갔을 때 묘사된 풍경은 그야말로 숨소리조차 낼 수 없을 만큼 동화되게 하고 문학적인 감성에 매료되게 하는 부분이지요.
성을 온통 뒤덮은 찔레꽃 가시덤불. 그 속에 전설처럼 자고 있는 공주. 그 깊은 잠을 깨우러 가는 왕자를 따라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성장의 환상을 키우는 아이들의 즐거움을 지켜보는 흐뭇함을 누려보면 어떨까요?
새롭고 수준 높은 그림책들과 우수한 국내 창작품이 많이 나오고, 세계 각국의 훌륭한 그림책들, 온갖 기능성 책들이 번역 출판되는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호프만의 찔레꽃 같은 ‘명작’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많이 누렸으면 합니다.
★ 유치부, 1학년까지.
김미영/독서지도사 my6206@nat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