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의 마음을 콕 찍어낸 동화
겨울 방학을 아이들이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합니다. 오랜만에 주어지는 여유로움을 주체 못해 아이들은 지루하다고 호소하기도 하지요. 그런 아이들을 보면 부모는 부담을 느낍니다.?그래서 긴 방학을 아이들과 어떻게 보낼까 고민이 되지요.
방학이 되어도 여전히 학원은 가지만 남은 시간은 뭐하나 하고 뒹굴거리거나 컴퓨터에 코 박고 자리다툼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엄마는 심기가 편치 않지요.
“엄마, 심심해!” “그럴 시간 있으면 책을 읽든지, 방학 숙제나 해!”
엄마의 일방적인 잔소리에 아이들의 마음은 움직이질 않습니다. 자기 마음을 끌어당길 무언가를 찾지 못했으니까요.
자녀에 관계된 이미지 중에 부모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마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겠지요. 이것저것에 관심이 분산되는 아이들이 독서에 흥미를 맛보게 하려면 아이들의 마음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책을 골라야겠지요. ‘아! 내 마음과 똑같아.’ ‘그래그래 이거야!’ 하는 책을 만나면 영락없이 그 책에 빠져들지요. 그럴 때면 책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미리 쓰는 방학 일기’는 작가의 맑은 동심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콕 찍어낸 동화입니다. 자기를 닮은 주인공의 모습과 이웃들의 삶을 재미있고 찡하게 담아 놓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다 보면 공감대를 느끼지 않을 수 없지요.
‘미리 쓰는 방학 일기’ 에 나오는 슬기와 슬민이. 방학 때 시골 할아버지 댁에만 가면 숙제를 하나도 안 해 와서 엄마의 노여움을 샀던 터라 밤을 새워 미리 일기를 쓰는 슬기와 슬민이. 얼마나 가고 싶었으면 그럴까하고 아이들은 슬민이를 따라 밤새워 일기도 쓰고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시골 풍경 속의 추억에 잠깁니다. 일기를 어떻게 미리 쓰냐고요? 지난 겨울 방학 때 있었던 일을 생각해 가며 쓴다나요? 날씨는 두었다 나중에 쓰고요. 슬민이의 발상이 깜찍하고 재밌습니다. 자기의 밀린 숙제도 잠시 생각해보면서 아이들은 ‘까똘이의 꿈’도 만납니다.
‘좋았어요’ ‘재미있어요’ ‘슬퍼요’ 등 세 음절 아니면 다섯 음절로 주로 대답하는 아이들은?까똘이에게 자기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풀어서 섬세하게 표현하면 이렇게도 이야기가 풍부해지는구나 하는 것을 배웁니다.
책을 읽고 나면 꼭 교훈을 얻어야 하고 뭔가를 깨달아야 하는 부담을 느끼기 이전에 즐겁게 읽으면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그래서 하루에도 수백종씩 출간되는 아동 도서 중에 좋은 책을 골라 읽히려면 엄마의 발품이 필요하답니다.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 아이의 관심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서 독서 환경을 만들어 주면 십분 효과를 누리는 만족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들이지만 겨울 방학 동안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 최상의 선물이라 생각됩니다.
긴 겨울 방학이 지나고 나면 몸도 마음도 훌쩍 자라 있을 아이들을 기대해 봅니다.??
김미영 / 독서지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