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어떤 사람들은 일생 동안 한 번 아니면 두 번, 너무나 훌륭한 생각을 해낸다.
그들은 전기, 불 그리고 머나먼 우주 등을 발견했다.
훌륭한 생각이란, 세상을 뒤집어 놓을 만큼 멋진 생각이란 말이다.
세상엔 그런 멋진 생각을 평생 한 번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기막힌 생각을 일주일에 적어도 두세 번은 해낸다.
우리 아빠랑 금붕어랑 바꾸자!!」
주인공 나의 이 말은 아주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보통 사람은 한 번 하기도 힘든 기막힌 생각으로 아빠를 금붕어와 바꾸다니. 뭔가 강렬한 은유의 메세시와 함께 제목만으로도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닐 게이먼의 감각적인 글은 일반적인 공식에서 벗어나며 기존의 가치를 고집하는 사고관에 통쾌한 한방을 날리지요.
아이들의 눈에 비친 아빠의 모습을 발칙(?)하게 그린 이 작품은 데이브 맥킨의 독특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더욱 생생하게 돋보입니다. 단순하고 선명한 선으로 인물의 특징과 표정을 잘 그려내고 만화풍의 그림과 사진을 이용한 콜라쥬 기법을 컴퓨터로 합성한 구성은 풍부한 색감과 어울려 흥미롭게 시선을 잡아끕니다.
엄마가 외출한 날, 친구 나단이 예쁜 금붕어 두 마리가 든 어항을 들고 놀러옵니다. 주인공 ‘나’는 그 금붕어가 몹시 갖고 싶습니다. 자기가 갖고 있는 온갖 물건들을 보여주며 바꾸자고 해도 나단은 꿈쩍도 않습니다.
급기야 떠오른 ‘나’의 기막힌 생각. 아빠를 금붕어와 바꾸는 것이죠. 이것도 사실 쉬운 거래는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말없이 신문만 보는 별 쓸모없는 아빠 하나와 금붕어를 바꾸는 게 손해라고 생각하는 나단을 설득하기가 꽤 힘들었기 때문이죠.
‘나’는 이 위험한(?) 거래에 무척 만족하지만 외출하고 돌아온 엄마에게 된통 혼이 납니다.
아빠를 되찾으러 간 남매는 나단이 아빠를 이미 다른 물건과 바꿔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빠를 다시 찾아오기 전엔 집에 오지 마!” 엄마의 엄명에 아빠를 찾아 나선 남매의 행보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배쉬티의 전기기타와 아빠를 바꿔버렸다는 나단의 말. “너희 아빠는 너무 따분해. 신문 보는 것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더라구!”
지금까지 가정에 소홀했던 아빠라면 긴장할 수밖에 없는 대사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아빠는 금붕어 두 마리보다 훨씬 가치 있음에 안도하겠지요.
이야기의 끝 부분에서도 끝내 신문만 보며 “조용히 좀 해라” 하고 큰소리치는 아빠는 육아와 가정에서 멀어진 현대사회의 전형적인 남자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아빠의 존재, 가치. 가정의 의미를 두고 두고 다시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언제까지 기다려 주지 않지요. 필요할 때 놀아주고 함께 있어 주는 일. 집안일과 육아에 있어 역할 공유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게 됩니다.
★ 대상:전학년(그리고 놀아주지 않는 아빠와 함께)
/김미영 독서지도사
my6206@nat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