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한·미간 FTA(자유무역협정)을 체결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다. 그동안 농민들과 시민단체에서는 FTA로 인해 경쟁력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해왔다. 특히 농업 관련 분야는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당진군은 전국 2위의 쌀 생산군이며 축산, 채소, 낙농 등 농업 전 분야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타 시군에 비해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업관련 기관·단체장들의 인터뷰를 통해 당진에 미치는 영향과 대안을 생각해본다.

대안이 있을 수 없는 FTA

“FTA에 대한 대책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농업의 상황과 알려지지 않은 FTA의 이면을 감안하면 우리 농업의 몰락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당진군농민회의 한성문 회장은 “한미간 FTA가 체결되면 우리 농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며 강력한 FTA 반대의지를 밝혔다.

“우선 값싼 미국산 농산물이 들어오면 그때부터는 도미노현상입니다. 첫 해에 농산물 판매에서 실패를 본 농민들은 다음해 농사에서는 더 수익률이 좋은 작물을 택합니다. 농산물의 특성상 단 10%만 특정작물이 과잉생산돼도 가격이 크게 낮아집니다. 그 다음해에는 다른 작물로 옮겨가고 다시 실패하고, 끝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다가 결국에는 농업 전 분야가 몰락하게 됩니다.”

한성문 회장은 “농민들은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당장 먹고 살 수 있는 작물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서 농민들에게 일일이 작물을 정해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정책일 뿐더러 대농을 육성한다는 정책 또한 지금 당장 생존의 위기를 눈앞에 둔 농민들에게는 자신들을 우롱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멕시코의 사례, 널리 알려야

한성문 회장은 우리에 앞서 미국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던 멕시코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10년전 미국과 FTA를 체결했던 멕시코의 오늘을 조명하는 ‘KBS스페셜’이 몇주전 KBS 1TV를 통해 방영됐었다. 이에 따르면 멕시코의 실업률은 당시 9.7%에서 현재 15.1%로 크게 증가했고, 기업이익과 노동 수입의 격차가 더욱 커져 사회 양극화가 더욱 심화됐다. 한성문 회장은 “자국법보다 상위에 있는 FTA규정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기업이윤 극대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비정규직이 더욱 양산될 테고 외국계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벌이들이는 수익금은 모두 해외로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공영방송인 KBS가 FTA를 앞두고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FTA의 실상에 대해 방영했다는 것에서 위안을 느낍니다. 우리는 국민들에게 이 내용을 모두 알려 FTA를 막아낼 겁니다. 오는 7월4일 오전 10시 당진군농민회 농민한마당 행사에서 본 행사에 앞서 방영할 계획입니다.”

“농업을 지키지 못하면 미국의 경제속국이 된다”

한성문 회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FTA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FTA체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 이는 절대 잘못된 생각”이라며 “FTA가 체결되면 그 순간부터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해진다”고 못박았다. 한 회장은 이를 막기 위해 더욱 강력한 반대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FTA가 노리는 것은 농산물의 유통시장 장악입니다. 열악한 우리나라의 유통구조를 거대자본이 잠식하는 것은 식은죽 먹기보다 쉽습니다. 가락동 시장이나 몇몇 거대유통회사만 손에 쥐면 우리의 농산물이 우리의 식탁에 오를 수 있는 길은 거의 없어집니다.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품질 농산물이나 대농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