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맘때처럼 비가

이틀이고 사흘이고 내릴 때면

수업은 두시간만 하고

본관앞으로 모였지.

특별시에(?) 살았던 우리동네와 윗동네는

물이 불면 川를 건널 수가 없었거든.

가방끈을 가지껏 조이고,

바지 가랑이는 젖으면

잘 걷어 올려지지 않으니

아예 최대한 접어 올리고

양말은 주머니에 사이좋게 나누고

선생님의 인솔하에 집으로 향했지.

장터 가까이 살았던

아이들의 부러운 시선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

재를 넘어가서 건너야 하는

川가 하나, 두울,  셋

일렬횡대로 서서 손을 꼭잡고

집중호우로 불어나기 시작한 川을 건넜지.

허벅지까지 달려드는 물살을 눈으로 떼어내다가  어지럼증이 나서 휘청거릴 때면

옆옆이 잡은 손을 고쳐 잡았지.

그리고 시선을 건너편 둑에다 두고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들고 건너야 했지.

다음날은 조금 느긋하게 일어나

밤사이 아쉽게 멎어버린 비에

앞내가 얼마나 불었는지...

눈 비비고 달려나와

깊이를 가늠하고는 등교여부를

결정하곤 했지.

그런데 지금에사 돌아보건대

조퇴한 다음 날은

한번도 예외없이 집에서 쉬었지.

불문률처럼 되어버린 장마철 학교가기

중학교에 갈 즈음

시멘트로 만든 다리가 놓아졌는데

그래도 그 땡땡이가 유효기간이 길었던 것이 워낙 특별시이고 보니...

멀쩡한 하루를 고스란히 구워 먹었던

그 맛이란..

불어 난 川에서 고무다라이를 띄워

서로 태워주며

비료포대에 물을 넣어 튜브를 만든 다음

껴안고 급류타기를 했지

덕분에 잃어버린 신발짝이 불었던 물이

빠지고 나면 짝짝이가 되어

나타나곤 했지.

그 붉던 탁류속으로 잦아들던 급한 물살하며

양떼구름 지나가면 따라 맑아지던 川

이렇듯 비가 이틀이고 사흘이고 내리는 밤엔

온 마을을 호령하며 달려 오던

그 물소리 들리는 듯도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