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변을 살펴보면 병원에서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어떻게 그들을 위로할 수가 있을까요. 더구나 말기 암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경우는 위로의 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부터는 야마자키 후미오가 쓴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에서 말하는 여러가지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병원의 호스피스 의사가 말하는 내용입니다. 오늘은 두 가지 사례입니다.

제1화 : 15분간의 재회

63세 어느 평범한 할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성격은 소박하며 우직하고 신흥 종교의 열성 신자입니다. 대장암 진단 후에도 신앙에 의지하며 수술을 거부하였습니다. 동통만 없애달라고 호소하여 진통제 처방만 하였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또 폐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부부가 각자 다른 병원에서 따로 투병하게 되었습니다. 걷기조차 힘들었으나 남편을 만나러 가기 위해 걷는 연습을 하던 할머니는 결국 너무 힘이 들어 중단하였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의사인 내가 물어 보았습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입니까?”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한 번만이라도 남편을 만나보고 싶어요.”

할머니는 자녀들의 동의를 얻어 남편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돌아온 할머니는 “오래 함께 있을 수 없었어. 그래도 15분 동안이나 함께 있었어”라고 말했습니다.

<15분 동안의 재회> 후 할머니는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 간절한 소원을 풀고 잠에 빠진 것입니다. 몸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남편을 만나러 가지 않았더라면 1주일 혹은 더 오래 살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의사인 나는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남편과의 재회를 이룬 15분! 남편만을 생각하면서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1주일! 여러분은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제2화 : 5월의 바람 속에서

58세 어느 평범한 남성.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수술하지 못하고 약물 치료를 하다가 5주째부터는 모든 치료를 거부하였습니다. 환자는 마음속으로부터 간절히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집에 돌아가면 어린 손자도 있고 모두에게 짐이 될 것 같았습니다. 아내도 남편이 계속 병원에 머물러 있기를 고집했습니다. 그의 귀가로 인해 무너져버릴 가정의 단란함이 더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의사인 나는 왕진 약속을 하고 퇴원을 권유했습니다. 다행히도 가족들이 받아들였습니다. 퇴원 후.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이고 전면에 논이 보이는, 넓지 않은 자신의 방에서, 둥근 이불에 기대어 앉아있는 환자는 편안해 보였습니다. 활짝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신록의 향기. 간간이 들려오는 손자들의 웃음소리…. 둥글게 말린 이불에 기대듯이 앉은 채, 평소와 똑같은 자세로 앉아 평화롭게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저 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고 존엄한 죽음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말기 암 환자는 자신의 실상을 모른 채 투병하고 있고, 가족과 의료자도 환자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하지 않고서는 의료 현장의 현실이 그렇게 간단히, 쉽게 바뀌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죽는 순간에도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습니다. 우리 그렇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