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호스피스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지난주에 이어서 야마자키 후미오가 쓴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에서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입니다.
의사인 저자는 중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진실을 말해주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얼마만큼 아픈가. 언제까지 살 수 있는가 하는 것들을 사실 그대로 진실되게 말해 주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합니다.
의사인 저자가 진실을 말해준 환자들은 모두, 적어도 아무 것도 모른 채 투병하다가 죽어간 사람들에 비하면, 자신의 의지를 확실하게 말하고 가족과의 거짓 없는 깊은 교류 속에서 훨씬 값진 시간을 보내면서 마지막을 맞이했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환자들을 보살피면서 환자가 스스로 죽음을 예감할 정도로 몸 상태가 나빠졌을 때는 밝고 건강한 목소리로 억지 격려를 받기보다는 자신과 이별할 날이 가까워진 것을 슬퍼하며 눈물을 흘려주는 모습을 보는 게 훨씬 더 편하지 않을까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떤 환자에게서는 자신의 생각대로 살며 운명에 맞선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온화함과 편안함을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거짓말 속에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 나갈 때 이같은 마지막도 가능한 것입니다.
저자는 깊이 교류했기 때문에 진실을 전할 수 있었고, 또 그에 따라 더욱 깊은 신뢰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호스피스 병동이란 어떤 곳일까요?
현실의 경우, 대부분의 말기 암 환자는 자신의 실상을 모른 채 투병하고 있고 가족과 의료관계자는 환자에게 진실을 전하지 않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습니다.
이 당연시하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하지 않고서는 의료 현장의 현상이 그렇게 간단히 바뀌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자신의 진실을 알고 나름대로 인생을 마무리하려는 자립적인 환자들에게는 일반 병원보다 최악인 장소도 아마 없을 것입니다.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불모의 병원이 아니라 인간적인 호스피스 간호를 받으면서 보내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므로 호스피스의 병동을 늘리는 것이 선결 문제입니다.
시설로서의 호스피스는 결코 인간이 죽는 장소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인간답게 살아가는 장소입니다.
호스피스는 병의 상태를 비롯하여 모든 것을 알고 나서 스스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호스피스는 서로를 보살펴주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생명을 지닌 인간은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굳이 특정 종교를 갖지 않아도 호스피스 간호는 가능합니다.
서로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성심껏 인정해주면 저절로 우정이 생기고 사랑이 싹트게 되기 때문입니다.
환자의 죽음이 환자의 것인 이상 어떤 태도로 여생을 보내다가 마지막을 맞이할지는 결국 환자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의료진에게 맡겨버린 죽음! 그러나 죽는 사람은 환자 자신입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죽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숙고해 보고 스스로 마음의 준비를 해 놓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