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발생한 몇몇 사건들을 접하면서 우리들 머리 속은 너무도 혼란스럽기만 하다.
어느 날 갑자기 언론매체를 통하여 접하게 된 미국 버지니아공대의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이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믿기지 않는 사실로 인하여 우리들은 얼마나 호들갑을 떨었는가? 미국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제2의 LA폭등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든지 그렇지 않아도 우려스러운 한미 관계가 더 악화될지도 모른다는 등 짧은 기간에 많은 우려를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정작 미국인들의 대처는 어떠했는가?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비석을 세우는데 사건 당사자인 조승희의 추모비가 세워지고 ‘조승희와 가족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이라는 비문이 씌어지고 서른 세 개의 조화가 바쳐졌으며 사라졌던 추모비가 이틀만에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우리들은 다시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과연 미국인들의 이러한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또한 우리 사회의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한 재벌 기업 총수의 너무도 엽기적인 폭력행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어떠한가? 너무도 당당한 걸음걸이로 경찰의 출두에 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삼척동자도 다 알만한 사실을 부자가 어쩌면 그렇게도 동일하게 폭력행위에 대하여 일관되게 부정하는 지 측은하고 가련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왜 그럴까? 이 재벌 총수는 평소 기업 경영에 있어서는 마치 조폭두목 같은 황제경영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당당함은 다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폭력행위를 인정할 경우 추가되는 징역형 몇 년이 그다지도 두렵단 말인가? 차라리 재벌기업의 총수답게 자신의 폭력행위에 대하여 솔직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리석음 그 자체일까?
전직 대통령을 지낸 분이 법정에서 추징금을 면하려 자신의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고 발뺌하던 모습과 어쩌면 그렇게도 흡사한지… 자신의 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노숙자의 이름을 도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그 기막힌 수법에 우리들은 또 한번 혀를 차지 않을 수 없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는 원래 고귀한 신분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감을 의미한다. 로마 시대 그 사회의 지배층인 왕과 귀족들은 평민들보다 더욱 솔선수범하고 절제된 행동을 하여 그 사회의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하였다. 특히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서로 앞다투어 자신의 수레에 돈을 싣고 가서 세금을 내고 전쟁터에 나가 자신의 목숨을 아낌없이 바쳤다.
전 세계에서 최고 갑부인 컴퓨터 황제 빌게이츠(William H. Gates)가 자신의 전 재산을 재단을 설립해 기부했으며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Warren Buffett) 역시 빌게이츠 재단에 374억 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기부했다.
오늘 우리사회 지도층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 사회는 왜 부자들이 존경받지 못하는가? 어리석은 기대일지라도, 빠른 시일 내에 진정으로 존경할만한 기업인과 사회지도층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