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덕읍을 중심으로 주민 수십명이 투자금 수십억원을 사기당하는 대형사건이 발생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이 순성, 우강 일대에까지 이르고 있어 사건의 파장은 당진군 남부권 전체에 미치고 있다.

지난 15일 합덕읍 유모씨 등 고소인 6명은 자신들이 신모씨로부터 10억여원의 피해를 입었으며 합덕을 비롯한 순성, 우강 일대에 걸쳐 80억원 상당의 피해가 예상되는 사기를 당했다는 고소장을 당진경찰서에 접수했다.

경찰서 관계자는 “인천에서 사업을 한다는 용의자의 동생에게 수억원을 투자했다가 사기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받았다며 “고소인을 모두 불러 조사할 예정이며 사건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합덕 한 사회단체의 임원을 맡고 있던 용의자 신모씨는 수년에 걸쳐 자신의 동생 회사의 어음, 수표 등을 담보로 지인들로부터 투자금 수십억원을 빌린 뒤 부도를 내고 얼마 전 종적을 감췄다. 용의자 신씨가 종적을 감춘 뒤에야 사건을 감지한 주민들은 뒤늦게 고소장을 내고 신씨의 행방을 찾는 등 피해구제에 나서고 있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피해자는 “지난 3월24일 신씨가 전화를 걸어와서 동생 회사가 부도나 일본으로 도망와 있다는 말만 전한 뒤 전화를 끊었다”며 “걸려온 전화번호가 요즘 유행하고 있는 전화사기 번호와 유사한 것을 발견하고서야 컴퓨터를 이용한 조작 가능성을 의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민 몇몇이 신씨와 통화를 하고 있다는 소문을 미뤄볼 때 국내 어딘가에 숨어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순성에 위치한 신씨 삼형제 명의의 토지가 지난 3월18일 가처분됐으며 신씨 동생 부부가 이혼하고 회사를 매각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종합할 때 투자금을 빼돌리기 위해 사전에 철저히 계획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주변사람들에 의하면 신씨는 이자 상환일에 투자자가 다른 지역에 있어도 찾아가 갚는 등 약속을 지키며 오랫동안 지역사회에서 신용을 쌓아왔다.

또 피해자와 주변인물들을 인터뷰한 결과 금융권 종사자 중 한명은 퇴직금을 포함한 4억여원을 신씨에게 투자했으며 인근 학교 총동문회 기금의 일부까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대부분은 여유자금을 투자한 것이 아니라 집, 토지, 퇴직금 등을 담보로 해 은행에서 빌린 돈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피해자 중 일부는 어음이나 차용증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 피해자는 “소송을 함께 준비하기 위해 피해 주민들을 알아보려 했으나 1,2천만원을 사기당한 사람은 말도 못 꺼내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의뢰를 받아 고소장을 접수한 이주단지내 한 법률사무소 ㅂ 법무사는 “이 사건의 경우 오랫동안 친목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이용해 벌인 사기”라고 설명하고 “피해자의 진술과 정황을 미뤄볼 때 신씨가 충분히 부도를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억원의 돈을 빌려온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피해자는 “오랫동안 서로 힘들 때 돕고 살았던 절친한 사이였는데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이런 사기를 당하고 보니 어안이 벙벙하다”며 “더군다나 농촌 경제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 수십억원을 웃도는 사기 사건이 발생해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 용의자의 혐의 사실이 밝혀진다면 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적용,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게 된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미 알려진 피해자의 피해 금액만도 수십억 원에 이르는 등 이 사건의 실제 피해 규모와 그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적지않은 피해자들이 정확한 피해현황 밝히기를 꺼려하고 있어 자세한 사건 경위와 전체 피해규모는 경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