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던 화물연대 충남서북부지회 현대제철분회가 현대기아차 계열의 물류기업 글로비스와 운송료 20% 인상에 최종 합의했다. 지난 18일부터 현대기아차 계열의 물류기업 글로비스는 협상을 벌여 지난 20일 현대제철 분회와 최종 합의한 상태이며 동부제철과 환영철강 등도 20일 현재 운송료 인상안에 잠정합의한 상태다. 이로써 지난 10여일간 지속되어 왔던 화물연대 파업은 극적으로 타결됐다. 동부제철 산하의 동부익스프레스도 18일 17.5%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19일 20%에 잠정합의하고 20일 운송료 21% 인상안에 잠정합의했으며 동부제철 화물연연대 조합원들은 농성을 벌였던 천막을 치우고 일부 화물차들은 짐을 실어 나르기 위해 운행하고 있다.
반면 환영철강의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당초 18% 인상을 제시했던 회사측은 이내 19일 2차 협상에서 20%를 제시했으나 환영철강지회에서 22%를 요구하며 교섭이 결렬됐다. 하지만 지난 20일 환영철강 분회까지 인상안에 잠정합의해 현대제철 등의 사업장내 철근 운송이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국운송노조 화물연대도 지난 19일 오후 5시를 기해 화물연대와 운송사업자협의회간 운송료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운송료 19% 인상에 극적으로 합의했으며 운송업계의 최저임금제라 할 수 있는 표준운임제는 내년에 법제화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장]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자해’로 긴장감 감돌았던 17일 밤
지난 17일 밤10시30분경 현대제철(주) 정문앞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현대제철 정문앞에 약 500여명의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경찰병력 8개중대와 대치하고 있었다. 화물연대 충남지부 북부지회 조합원들과 대산항 등 인근지역에서 몰려온 인근지회 조합원들은 생존권 사수와 사측의 적극적인 협상을 요구하고 있었다. 경찰과 현대제철 관계자들은 자칫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경찰과 대치하게 된 이유는 이날 4시40분경 화물연대 조합원 정모씨(43)가 현대제철로 진입하려던 화물차를 저지하면서 자해를 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이 고향인 정씨는 이날 모친의 기일을 맞아 현대제철 앞 농성중인 천막안에서 제사를 준비하던 중 화물차가 현대제철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 다른쪽에서 대형화물차가 현대제철 정문방향으로 진입하려는 것을 보고 저지하다 들고 있던 과도칼로 자해를 했다. 정씨는 이 자해로 복부 3곳에 3cm 가량의 상처를 입고 서산 중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의 자해소식이 알려지자 화물연대 충남지부 북부지회 조합원들과 인근지역 화물연대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건설노조 조합원들까지 합세해 현대제철 정문앞에 집결 집회 규모가 더욱 커졌다. 이들은 정씨의 치료비 일체와 화주의 적극적인 협상을 요구했다.
사건 발생직후 모인 이들은 현대제철측에 교섭을 요구하며 한 시간 내에 교섭에 나오지 않을 경우 현대제철의 모든 문을 차량으로 봉쇄하고 죽기살기로 싸우겠다고 경고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침내 9시50분경 현대제철측의 간부급 인사와 화물연대 충남지부 북부지회 집행부간의 협상이 이뤄졌고 10시50분경 약 한시간의 협상은 정씨의 치료비 일체를 현대측에서 부담하고 글로비스 등 화물대행업체들과 협상을 재개하기로 하는 협의를 이뤄냈다. 협상을 마치고 화물연대 충남지부 북부지회 김인수 지회장이 “사측과의 협상이 원만히 이뤄졌고 내일의 투쟁을 위해 그만 해산하자”고 밝혀 집회가 마무리 됐다.
[쟁점] 화물연대 총파업 무엇이 쟁점이었는가?
운수업계 병폐 해결위한 제도개선 필요
화물연대는 이번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고유가에 따른 대책과 표준요율제 그리고 다단계 하도급 구조 등의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최근 계속되는 고유가에 따른 유가부담은 운송사업자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월매출의 70~75%의 금액이 기름값으로 지출되고 통행료와 보험료, 차량수리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이들이 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 심지어 운행할 수록 적자라며 장거리 운전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운수업계의 가장 고질병은 불법다단계알선행위로 인한 운송료 중간착취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는 다단계를 불법으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다단계 알선행위는 정부조사에서도 평균 3.6단계의 다단계가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다. 다단계 구조는 이미 10년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이 제정될 때부터 금지되었고 2003년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정부는 적극적인 근절 의지를 발표한 바 있었으나 이후 유명무실해 졌다. 이처럼 운수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결하기 위한 화물연대의 요구가 바로 표준요율제와 주선료 상한제다.
표준요율제는 현재 일부 운송사업(컨테이너, 렉카)에 한해 신고제이고 이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는 자율화로 적용되고 있는 운임제도다. 화물연대는 이 제도를 전체 업종에 대한 인가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정부가 운송원가를 반영해서 운송료의 최저기준을 제시해 이를 시장의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주선료상한제는 최저임금제라 할 수 있는 화주와 운수회사간의 거래를 주선해 받는 수수료를 5%로 제한해 덤핑경쟁을 막고 운수업자들의 부담을 줄여달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