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일관제철소가 준공식을 갖고 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거론되기 시작한 현대제철 고로슬래그 지역내 처리문제에 대한 재논의 필요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대제철 고로슬래그를 지역내에서 처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협의서를 체결했던 2006년 당시 현대제철건설저지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송악과 송산 주민대표들을 중심으로 재논의를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22일경에 주민대표와 군 관계자가 이를 놓고 회의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송악과 송산을 중심으로 모아지고 있는 의견의 핵심은 “이미 군내에 고로슬래그 처리 업체들이 입주해 있어 현대제철이 고로슬래그를 지역 업체에 공급하지 않더라도 지역내 슬래그처리가 불가피하므로 이미 입주한 기업들의 처리를 허용하고 기업으로부터 지역발전기금을 받아 공익사업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김봉균 송산번영회장은 “송산에서는 이미 주민 대표들을 중심으로 고로슬래그 공장이 입주한 상황으로 불가피하게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것과 기업으로부터 기금을 확보해 장학사업 내지는 불우한 이웃을 위해 사용하자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며 “고로제철에 반대했던 대책위에서 체결한 협의서인만큼 당시 참여했던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함께 상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송악읍개발위원장은 “지역 내 슬래그 공장이 입주한 마당에 협의서 내용을 고수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며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지역 대표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우선 슬래그나 타르 등의 지역내 처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고 군수는 처리 업체 입주를 허가하고 지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슬래그 공장이 입주해 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의서 이행을 고집하는 것은 더 이상 맞지 않는 것 같아 재논의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로슬래그 지역내 처리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을 당시 민종기 군수는 “환경을 위해 협의서 번복은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열린 친환경제철소 건설 및 지역발전협의회에서 박성진 부군수는 “지역 주민들의 공통의견이 형성된다면 공식적으로 회의에 부쳐 논의하겠다”고 말해 군 역시 재논의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한편 슬래그 처리에 대한 재논의는 송산과 송악뿐만 아니라 군민 전체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협의서 체결이 현대제철 건설 저지 과정에서 체결됐으며 지역의 환경과도 연관된 사안인 만큼 지역 논리가 아닌 군 전체가 함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병성 당진항발전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은 “협의서를 고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모순”이며 “당진군과 충남도, 대책위원회 등이 참여해 체결한 협의서에 대한 재논의는 일부 지역에 국한 된 문제가 아니라 군 전체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논의해야 할 사항으로 지역 분산 논리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2월17일 당진군, 충남도, 현대제철, 건설저지대책위는 “회사는 현관 기업 중 환경에 가장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슬래그, 타르를 재활용하는 기업은 군의 의견을 따르되 필요할 경우 당진지역에 입주시키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협의서를 체결했다. (본지 789호 참고)

하지만 현재 당진에는 슬래그 가공 공장 5개가 입주했거나 입주가 예정되어 있으며 총 슬래그처리규모는 약 500만톤이다. 슬래그 가공 공장측은 현대제철에서 슬래그를 공급받지 못하더라도 포항이나 중국 등 타지역에서 슬래그를 공급받아 공장을 가동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