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가지고 ‘문예의 전당’에 갔다. 그곳 입구 베너에는 ‘시승격 정책설명회’라고 쓰여 있다. 원래 ‘시설치’가 맞지만 워낙 ‘시승격’이라 불러왔기 때문에 그냥 쓴 것일까? 2008년 당진군 위장전입 사태 이후에 당진군은 ‘시승격’이라는 신조어 대신 ‘시설치’라는 행정용어를 사용하였다. 지난달 시설치특별법이 통과되고 당진군이 내 놓은 보도자료에서도 ‘시설치’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당진군은 ‘시승격’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인 행사장에서 사용하게 되었을까?

‘시설치’를 ‘시승격’이라 부르는 것이 뭐 그리 대순가? 하지만 우리가 ‘시승격’이라 하는 순간 인구증가는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달성하는 것이다. 그동안 당진군민은 서산시민과 서울특별시민과는 격이 떨어지는 3등 국민이였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이제 겨우 서산시민과 동격이 되었지만 서울시민과는 한참 격이 떨어져 혹시 있을 수도 있는 차별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시설치가 시승격이라 불리는 순간에 그것은 그것을 이룬 사람들의 치적이 된다. 무언가 좋은 것을 달성한 것이 되니까. 그것이 꼭 모두에게 좋은 것이 아니거나 사실이 아니더라도.

군수가 현관 앞에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모든 선출직 공무원이 총동원 됐다. 마치 전당대회를 보는 것 같았다. 얼굴 익은 이장님들도 많이 오셨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도 있었다. 어떻게 왔는가 물었더니 자기들은 신성대 간호학과 학생들로 보건소에 실습을 나왔는데 정책설명회를 들으라 해서 듣고 신성대에 돌아가야 한단다. 지난 위장전입 사건 때에도 신성대가 큰 역할을 하였는데 행정력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군에서 하는 정책설명은 비전발표 같은 것 이였다. 당진군수는 인삿말에서 근거 있는 주장과 행정을 강조하였지만 배포한 자료가 근거 있는 것인지는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이어진 군수와 1:1 대화시간에는 읍면의 민원성 질문이 많았다. 모든 사안에 대해서 군수가 다 알 수도 없을뿐더러 짧은 시간 내에 결정을 내고 대답하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민원해결이라는 것이 지역에 도로포장과 건축 등의 요구라 할지라도 대답은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끝난다.

당진읍 번영회나 당진읍 이장님들의 질문이 없어서 아쉬웠다. 사실 타 읍과 면은 시가 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으나 당진읍은 그렇지 않다. 건강보험료, 주민세, 재산세, 고교등록금 부담도 늘어나고 고교특례입학제도도 없어지는 곳인데도 질문이 없다. 나는 누가 질문하겠지 기다리다 참지 못하고 질문을 하였다. 첫째는 공무원 인건비 증가에 대한 대책이다. 이야기로는 40명에서 80명이 이번에 늘어나고 15만이 되면 100여 명이 더 늘어난다고 하는데 인건비만도 40억에서 80억이 더 들게 되었다. 대책은 있는가? 또한 당진읍민들은 이번 시설치로 토지분재산세가 3배에서 7배 인상되고 자영업자는 22%, 농민은 2배의 건강보험료를 다달이 더 내게 되었는데 당진군에서 배려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당진군수는 재산세 증가는 시가 되면 도로등이 확충되어 땅값이 오를 것이므로 그 혜택으로 맞바꾸는 것이고 공무원이 증가하는 것은 행정서비스가 좋아진다고 했다. 결정적으로 시가 되면 인구 1인당 예산소요액을 정부에서 더 높게 잡아줄 것이기 때문에 교부금이 300억 증가한단다. 위장전입 사건 때도 당진군은 교부금이 200억, 400억 심지어 700억까지 높아진다고 하였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교부금 증가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밝혀진 것을 군수는 잊었는가?

시가 되면 인구가 증가해서 그에 따라 기업이 들어오고 문화, 교육, 의료시설 등이 들어와 살기 좋아진다고 군은 주장한다. 하지만 시가 되면 인구가 늘어난다는 주장은 지난 25년간의 충남 인구통계를 보면 타당성이 없다. 당진군이 주장하고 있는 모든 좋은 것들은 시가 되면 인구가 늘어난다는 가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제 2012년 1월이면 시가 설치되고 당진군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밝혀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심으로 시가 되면 충남에서 예외적으로 당진군이 인구가 늘어나 정말 군민의 삶의 질이 상승되기를 바란다. 인구 늘리기를 하느라고 시추진위원회에 사용된 예산과 행정력은 얼마인가. 또 정말로 교부금도 300억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그 돈으로 공무원 월급도 주고 복지비 감소 없이 높은 행정서비스를 군민이 받으며 남는 돈으로 복지투자, 사회간접자본투자도 하면 얼마나 좋은가. 더욱이 당진군수와 국회의원이 특별법 통과를 통해서 시설치를 앞당겼다고 하니 졸지에 6개월 길게는 2년이나 매달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하는 당진읍의 지역건강보험 가입자인 소규모 자영업자들 그리고 농민들이 교부금 300억의 혜택을 특별히 받기 원한다. 특정계층의 희생을 기반으로 당진군 전체가 혜택을 봐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