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엄마가 당진터미널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세 아이들과 함께 있었다. 이윽고 엄마는 우리 차에 와 “우체국 가요?” 하고 물었다. 기사는 “아뇨”라고 했지만 내가 “맞은편에 서는 데요”라고 하였다. 그 가족은 버스에 냉큼 올라탄다. 그쪽 승강장에 차들은 전부 시내를 거치는데도 그들은 다른 버스들은 그냥 보내고 있었었다. 그래서 보니 당진터미널 승강장에는 시내 지도가 없다.

처음 간 곳에서 시내버스를 탈 경우에는 매우 불안하다. 우선 길을 건너 탈 것인지 아닌지, 그곳에 가는 버스가 있는지, 있다면 몇 번을 타야하는지 물어봄에 연속이다. 버스를 타는 순간에도 제대로 타는지 기사에게 확인하고 벽에 있는 노선도를 보면서 버스의 위치를 가름한다.

나는 타지에서 오는 사람보고 당진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라고 못한다. 터미널에 시내 지도가 없을 뿐더러 당진여객의 실내는 너무 깨끗하기 때문이다. 당진시내버스 안에 들어가는 순간 내가 탄 버스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노선도도 버스번호도 알 수 없다. 가끔 기사 앞에 프린트물이 부착되어 있지만 그것은 기사용이다. 음성안내가 유일한 정보인데 그것도 가끔 잘못 알려준다. 심지어 버스 서는 곳 표지판에는 장소명이 적혀져 있지 않다. 참 기사 옆에 있는 행선지와 번호는 참고하면 절대로 안된다. 왜냐면 지금 행선지와 번호는 외부를 향해 있으므로 뒷면은 절대로 행선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주민참여예산제의 실행에 맞추어 나는 여러 시민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시민들은  누구나 행정의 세심한 돌봄을 요구하였다. 시내버스 정류장 문제나 시내버스 안의 노선도 문제도 송산면의 강oo씨가 작년 10월14일 제출하였고 도시교통과는 추후 예산을 확보하여 추진하겠다고 답변하였다. 당진의 버스정류장은 600여 개로 표지판에 앞뒤로 스티커를 부착한다면 재료비는 100만원도 안됐을 것이다. 지금은 2월달. 예산보다는 시민에 대한 관심만 있었다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었다.

출장이 잦은 나는 순전히 경제적인 이유로 온갖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따라서 자연히 대중교통 시스템에 관심이 많다. 지역에서 첫 번째 탈 대중교통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지역 교통행정에 대한 평가가 시작된다. 도시의 교통행정의 수준은 도착하고 걷고 갈아타는 각 단계마다 온몸으로 평가하게 된다. 표지판 하나하나 정류장의 노선도, 지도, 보행로 수준 등등. 그래서 나는 아무런 안내도 없이 심하게 깨끗한 당진시내버스 내부를 볼 때마다, 그리고 오로지 당진시만 적혀져있는 정류장 표시를 볼 때마다 당찬당진, 명품도시, 여성친화도시의 의미가 무었인지 생각한다.

예전에 세계적인 도시설계자에게 서울시장은 주차용지 부족을 해결할 수 있겠냐 물은 적이 있었다. 그는 즉시 서울시청에 주차장을 없애라고 했다. 공무원들이 주차장이 없어야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이고 그래야 대중교통 시스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뭔가 느껴지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