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세금으로 운영된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은 약 310조로 1인당 연간 600만원을 부담하고 있다. 그중 400만원은 당진군의 운영비로 들어간다. 3인 가족이라면 연 1200만원으로 비정규직 아빠가 8시간 일한 임금의 전부를 당진군 예산으로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또 만일 차와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면 그 비용은 비정규직 아내가 8시간 일한 임금의 전부와 같다. 그러니 잔업을 통해서 아이들 보육비와 주거비, 전기 등의 비용을 마련하고 특근을 통해서 사교육비를 보충하여야 하는 것이 60% 비정규직 군민의 고충이다. 따라서 세금은 당연히 국민들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법정 노동시간 전부를 나라에 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세금으로 행정서비스를 받는 납세자는 소비자이다. 소비자에게는 권리가 있는데 선택의 권리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알 권리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에게 과연 소비자권리가 보장되어 있는가?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권리는 행사되고 있는가? 행정에서는 주민들이 관심이 없을 뿐이라고 한다. 또 투표를 통해서 선택의 권리를 선출직 공직자에게 위임한 것이니 싫으면 4년을 기다리란다. 관료들은 항상 당진군의 예산이라는 것은 전문분야 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군의 정책과 사업은 예산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예산에 대한 관여는 정책에 대한 관여이다. 군의 정책은 군민의 삶과 직결되기 때문에 예산에 대해서 권한을 위임받고도 제안 수렴을 거부하는 것은 사실 군민의 자기 결정권을 박탈하는 짓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 결정권이 없는 사람을 우리는 노예라 부른다. 어리석거나 잘 모를 것이라는 추측만으로 사람을 노예로 취급할 수는 없다.
우리가 소비자 선택권을 방기한 결과로 세금은 눈먼돈이 되었다. 사람들은 군예산은 돼지밥그릇이라고 한다. 돼지우리에 밥그릇을 놓는 순간 정보가 빠른놈 힘센놈부터 주둥이를 들이대고 먹어대지 않는가. 군예산으로 우리는 각종단체의 연수비, 워크숍비, 행사비, 간담회비를 지원하고 심지어 사무실 운영비까지 나가고 있다. 또 각종 행사와 축제는 민간위탁으로 난립되고 꽁짜 공연과 먹을 거리가 제공되고 있다. 각종 건설토목사업은 정말 시급한 곳에 우선적으로 배정되고 있지 않다.
당진참여연대는 ‘납세자 권리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군사업에 가격표를 부착하고 있다. 어제도 ‘탑동~고대공설운동장 자전거도로 24억’이라는 것을 부착하였다. 앞서 열거한 예산낭비 사례에 해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누구나가 바로 사회적 약자들이다. 맞벌이를 하거나 이동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도 그러하다. 즉 군예산은 돼지 밥그릇이다.
정부는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9월 9일부터 전 지자체에 ‘주민참여예산제’를 시행하도록 하였다. 주민참여예산제란 주민들이 예산의 편성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주민들의 의견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편성, 특히 사업의 필요성 판단이나 예산배분의 우선순위 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당진군도 군홈페이지에 ‘당진군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안)’을 입법예고 하였다. 참여예산의 핵심은 예산편성에 의견수렴이 아니라 실질적인 주민의 참여에 있다. 참여예산제는 행정의 보조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에 대한 것이 아니라 수렴된 의견을 올바로 행정에 반영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행되어야 함에도 당진군의 조례안에는 구체적으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당진군은 이 부실한 조례안에도 불구하고 이미 ‘예산편성요구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군 홈페이지는 과자봉지의 성분표와 같다. 과자봉지를 보면 좋은 것은 크게 그러나 건강에 나쁜 인공착색료 등의 표기는 깨알 만하게 쓰여져 있다. 누가 홈피에 일일이 들어가서 그것도 간신히 찾아 행정용어로 범벅되어 있는 불친절하기 짝이 없이 제목과 금액만 달랑있는 예산편성 요구서와 예산서를 보고 검토할까.
당진군의 조례안은 15명의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전부이다. 당진군의 70개가 넘는 위원회가 부족한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발언권이 있음에도 발언할 마당이 없었던 일반 주민들에게 발언권을 되찾아 주는 일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주는 일이다.
필수적으로 각 읍·면·동 그리고 마을에서 토론을 통해 필요한 사업을 선정하고 그것을 모아 한두 가지라도 확정해서 실현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즉 주민참여예산 지역위원회가 필요하다. 또한 위원도 공모를 하고 추첨을 통해서 평등하게 선택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래야 비로서 당진군은 군민의 자치단체가 되고 실질적인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 당진군은 자신들의 주민참여예산 운영조례(안)을 대폭 수정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