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당진경찰서가 250명의 성매수 남성을 불구속 입건한 것과 관련, 후속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내 성매매업소에 대한 단속과 함께 현황조사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불구속 입건된 250명의 남성들은 신용카드를 이용해 덜미를 잡혔을 뿐, 업소의 상당수 장부가 화재 등으로 소실돼 실제 드나든 남성들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자체와 경찰서의 성매매업소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단속이 없으면, 이번 사건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당진시와 경찰서는 지역 내 성매매영업 업소와 종사자의 수 등 현황조차 파악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천안여성현장상담센터가 지난 5~6월 당진원도심 일대의 다방과 유흥업소 등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성매매영업 의심업소는 1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본지 918호 보도)

신흥 상업지역인 송악 이주단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당진시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현황조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관련 예산확보나 구체적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니인터뷰 서정옥 천안여성현장상담센터 소장

“관계당국 제재 없으면 더 커진다”

천안여성현장상담센터 서정옥 소장은 “관계당국의 제재가 없으면 성매매영업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최소한 실태조사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소장은 “유흥업소가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경제와 상권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으면 퇴폐문화 지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원도심의 성매매 의심 업소들은 학생들의 통학로로 이용되는데다가, 이번 성매수 남성 250명 중 3명이 고등학생 시절 드나든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 소장은 “돈이 필요한 여학생이 성매매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평생 발목을 잡힐 수 있다”며 “남학생들도 어른들이 가는 곳이기에 가도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조상연 당진참여연대 사무국장

“성매매 영업 편한 곳 되면 안 돼”

조상연 당진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성매매 업소들은 영업이 편한 타 지역으로 이전하기 마련”이라며 “지역의 성매매 단속 의지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번 250명 성매수남성 불구속 입건과 관련 “밝혀진 공무원들은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며 “2년여전 서산 불법안마시술소에 드나든 것이 밝혀진 시청 고위공무원이 현재 중요요직에서 근무 중인데 이런 식으로 징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상연 사무국장은 “지역 내에 룸싸롱 등 유흥업소가 내건 낯 뜨거운 문구의 불법현수막이 버젓이 게시돼 있는데 강력한 행정지도로 제재해야 한다”며 “행정에서 할 일을 안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사지업소 화재 사건 요약

나비마사지업소에서 성매매영업이 이뤄진 것은 지난 2010년 10월부터다. 성매수 남성이 12만원을 지급하면 여 종업원이 7만원, 바지사장 C 씨가 1만원, 업주 K 씨가 4만원을 챙겼다. 카드 전표 등을 통해 확인된 성매수 남성은 250명. 현금으로 이곳을 드나든 남성 수는 추산할 수 없다.

지난 6월 6일 낮 12시 20분, 업소 건물 5층이 불타올랐다. 3층은 마사지 업소, 4층은 성매매가 이뤄진 밀실, 5층은 종업원들의 숙소였다. 화재 당시 여종업원 2명이 1층으로 뛰어내려 심각한 중상을 입었고, 주방에서 일하던 K씨(63)는 질식해 사망했다.

지난 12일 성매수 남성 250명이 불구속 입건, 공무원부터 고등학생까지 이곳을 드나든 것이 밝혀졌다. 한편 화재당시 주방에서 일하던 K씨는 생활비와 남편의 무릎치료비 등을 벌기 위해 출근했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뛰어내린 두 여 종업원은 척추와 내장파열 등 중상을 입었으며, 현재 재활치료 중으로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갈 처지다. 여 종업원 K씨는 수원 지역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중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이 업소에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 종업원의 숙소로 올라가는 계단 출입문을 단속원의 출입을 막기 위해 철문으로 만들어 화재 발생 시 대피할 수 있었던 통로가 막혀있던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