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4~5시간을 달리는 동안 끝없이 펼쳐진 평야는 온통 과수원 뿐이었다. 결국 우리는 그 과수원의 끝을 볼 수 없었다. 한-중 FTA가 본격화 하면 중국의 엄청난 물량 공세로 우리 농업이 설 자리를 잃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당진시농민회(회장 이희조) 회원들이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중국 청도 지역으로 선진지 견학을 다녀왔다. 한-중 FTA로 인한 우리농업의 미래와 중국 현지의 현실을 살피기 위해 견학에 참여한 42명의 회원들은 청도의 농업현장과 시설하우스, 농업기술원 등을 방문했다.

이희조 농민회장은 “시설이나 기술적인 측면은 아직 우리나라 농업이 앞서고 있지만 광활한 농토면적과 기후조건 등은 중국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었다”며 “한-중 FTA로 인해 한국 농업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종섭 사무국장은 “농민들도 기술향상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지만 정치권에서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아무런 대책 없이 중국의 농산물을 받아들인다면 지금보다 절반 이하로 우리 농업의 입지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터뷰] 이희조 농민회장

“까다롭고 철저하게 검역해야”

“암담했습니다. 현장에서 본 중국의 농업·농촌은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정도였어요. 오이·토마토·버섯·배추·무 등 키우지 않는 작물이 없었죠. 농사기술은 우리나라에 비해 뒤쳐져 있지만 엄청난 인력과 대지, 기후조건 등을 고려하면 앞이 안보일 정도로 캄캄합니다. 중국에서 농업기술을 향상시켜서 농산물의 가치나 경쟁력이 높아지면 우리 농업이 잠식당하는 것은 시간 문제에요. 중국의 엄청난 물량 공세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리는 더욱 위협적이죠. 우리 농업을 보호하고 농민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우선은 농약과 항생제 기준치를 높이는 등 농산물 반입 시 검역을 보다 까다롭고 철저히 해야 할 것입니다. 농민회에서는 농업·농촌·농민을 보호하는 방안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정부에 요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