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적으로 명절에 조상에게 올리는 제례를 차례(茶禮)라고 한다. 하지만 그 이름처럼 차를 올리지 않고 술을 올리는데 왜 차례라고 하는 것일까.
중국 송나라의 의학자 주자(朱子)는 가래(家禮)에서 조상의 위패를 모신 사당에 정월 초하루와 동지,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참배한다고 하고 그 절차를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이 절차 중 특이하게 유의할 부분은 정월 초하루와 동지, 매월 초하루에는 조상의 위패 앞에 찻잔과 술잔을 놓고 주인이 술을 따라 올리고, 주부(여자)는 차를 따라 올린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매달 보름에는 술잔을 차리지 않고 찻잔만 차린다고 한다. 이와 같이 중국에서는 가장 간략한 제례를 올릴 수 있는 보름날 사당 참배에는 술을 사용하지 않고 차만 썼다는 것이다. 중국은 차를 음료수로 수시로 마시는 문화 때문에 차를 쓰지만, 우리나라는 차를 늘 마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를 쓰지 않는 것이다.
차례의 변천
차례는 설·동지·매달 초하루 및 보름에 지내는 것이었다. 율곡 이이 선생은 정월대보름·삼월 삼짇날·오월 단오·유월 유두·칠월 칠석·팔월 추석·구월 구일·섣달 그믐 등을 예시했다. 사당에 있을 때에는 1년 동안 차례를 지내는 횟수가 31회에 이르렀다.
사당이 없으니 차례 역시 없어졌을 법 하지만 설과 추석의 차례가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상당히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근거가 있다. 다른 명절과 달리 설날에는 어른들에게 새해 인사로 세배를 드려야 하는데 ‘돌아가신 조상에게는 세배를 올리지 않겠는가’라는 효 정신을 바탕에 두고 있고, 추석은 일기적으로 조상들의 산소를 살피며 성묘할 필요가 있는데 ‘안위만 살피고 예를 올리지 않겠는가’라는 당위적인 이유로 유지됐다고 여겨진다. 이리하여 명절마다는 그 계절에 먹는 특식을 만들어 올리던 절차에 의해 차례를 지내고 있는 것이다.
지내는 장소
설날에는 대게 가정에서 위패·신주·사진·지방을 모시고 지낸다. 추석에는 가정에서 지내기도 하지만 지역에 따라 산소에서 지내기도 한다. 설날은 날이 춥기 때문에 제상에 올릴 떡국을 야외에서 진설하기 어려워 집에서 지내는 것이 보편적이다. 가정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대부분 가정의 장자손의 집에서 지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추석은 장마가 지나고 초목의 성장이 멈추는 계절이다. 장마에 산사태가 나지 않았는지, 산소에 패인 곳은 없는지, 나뭇가지나 뿌리 등이 침범하진 않았는지 산소의 안위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산소를 살피고 망가진 곳을 보수하며 벌초하기 위해 성묘한다.
차례 음식
기제사의 제수와 큰 차이는 없으나 차례상에는 명절의 계절 특식을 만들어 조상에게 올린다. 따라서 메(밥), 갱(국)은 올리지 않고 그 대신 설날엔 떡국, 추석엔 송편을 올린다. 설날 떡국은 기제사의 메(밥), 갱(국)을 올리는 위치에 올리고 추석에는 송편을 올리면 된다. 추석 차례상에는 숟가락은 놓지 않고 젓가락만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