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 환자분이 오셔서 자랑하듯이 말씀하십니다.
“원장님 저는 밥을 먹을 때 10가지 이상 잡곡을 넣어서 먹습니다. 이렇게 먹으면 제 몸이 건강해지겠죠?”
그러면 저는 “건강할 때는 이것저것 섞어 드시는 것은 무난하나, 몸이 안 좋을 때는 가리셔야 된다”고 대답해드리는데 그러면 환자분은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저 또한 제가 먹는 곡류에 대해서는 사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먹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특히 만성적으로 위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보면서 음식을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곡류도 체질에 따라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최근 소양인 토양체질 여자 환자분을 진료한 적이 있습니다. 진료실에 처음 오시는 날부터 진료하는 내내 트림을 반복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제 앞에서 아픈 척하려고 일부러 트림을 심하게 하시는 게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트림을 수도 없이 반복하는 만성적인 소화장애를 겪고 계신 상태셨습니다.
이 환자분에게 위장에 도움이 되는 한약치료를 처방하였으나 생각처럼 큰 호전이 없어 고민하던 중 드시는 음식을 확인했고, 드시는 밥에 체질과 맞지 않는 잡곡이 섞여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앞으로 소양인에게 적합한 곡류인 찰보리를 위주로 드시라고 권하였습니다. 수 일이 지난 후에 드디어 그 환자분이 다시 내원하셨는데 “선생님 정말 신기해요! 보리밥을 먹는 순간부터 트림증세가 엄청나게 줄어들었어요”라면서 매우 기뻐하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은 장의 문제를 쉽게 일으키고, 이것은 점차적으로 장염→장 누수 현상→혈류의 탁화→전신의 염증 반응 활성화→수많은 염증형성(비염, 알러지 피부염, 기타 원인불명의 수많은 염증 등)→염증의 지속반응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증가→만성피로로 이어지게 됩니다.
특히 다른 음식보다 곡류는 우리가 하루 세끼 먹는 음식 중에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어서 매우 관심 있게 관찰해야 합니다. 이번 호에는 체질별로 적합한 곡류에 대해서 알려드립니다. 다음 호에서는 체질별 곡류의 효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