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당진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얼마나 될까?
여성계와 여성문제에 관심있는 대부분의 군민들은 여성의 사회적 참여는 늘었지만 그 지위는 아직도 답보상태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회의 통념과는 아랑곳없이 각 방면에서 자기의 길을 가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여성들을 찾았다.
보이지 않는 양성차별을 깨야 한다
눈에 보이는 양성차별은 거의 없어졌다지만 그 이면엔 아직도 ‘여자가 제법 하네’, ‘붐비는 시간인데 여자가 차를 몰고 다녀 짜증스럽네’ 등의 의식적 차별은 우리 사회에서 숨쉬고 있다.
직장을 갖고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은 가혹한 이중 잣대를 견뎌내야 한다. 같은 사안을 놓고서도 남자와 여자는 다르게, 때로는 더 엄격하게 평가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직장여성의 경우 업무처리능력은 기본이고 그 외의 것도 중요하게 판단된다. 술자리에서의 튀지 않는 몸가짐이라든가, 상사에 대한 상냥함,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외모까지. 이 모든 요소가 여성의 능력을 판단하는 왜곡된 잣대로 사용되고 있다.
당진의 첫 여성 군의원 출마자였던 편명희씨가 어느 자리에서 “선거기간 동안 술자리에 함부로 낄 수도 없었고, 어울렸다 해도 눈치를 보며 몸가짐을 챙겨야했다”고 말한 것처럼 적극적인 면은 오히려 여성에게 결점이 될 수도 있다. 이를테면 나서지 않으면서 일을 잘하는 매우 애매한 업무태도나 철저히 ‘남성다운 여성’이 능력을 지닌 여성으로 비춰진다.
출산과 양육의 이중고
또한 여성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출산과 양육, 가사를 담당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남녀 고용평등법에서는 근로여성에 대해 모성기능을 가진 자로서 모성을 존중받으면서 직업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여성의 모성기능은 오히려 일하는 여성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에 대해 군 사회복지과 여성복지담당 박종희씨는 “할 수만 있다면 자녀교육을 위탁하고 모든 에너지를 직장에 쏟고 싶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21C는 여성의 시대’란 구호 아래 당진에서도 여성의 삶의 질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의 남성들은 과거의 가부장적 문화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녀상담소 조희숙 상담원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상담을 하다보면 여성들의 의식은 깨고 있지만 특히 농촌의 남성들은 보수적인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남성들이 버리지 못하는 가부장적 아집으로 가정의 갈등이 야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싹트고 있는 희망적인 기운들
그러나 몇가지 고무적인 현상들은 당진의 여성문제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우선 지난 1997년 여성이 처한 현실의 문제를 지역실정에 맞게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는다는 취지로 구성된 여성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정삼섭)가 희망의 불씨를 당겼다. 구성 초기 관주도적인 성격과 함께 군에서 입안한 정책을 사후심의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역할에 머물렀던 여성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2000년 군 산하 각종 위원회 중 최초로 민간위원장 제도를 택해 지역여성문제의 진단 및 새로운 여성정책의 적극적인 발굴과 응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6.13지방선거 당시 여성 및 시민단체의 추대로 당진 최초의 여성후보가 출마한 사실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비록 근소한 차로 낙선하긴 했으나 정치적 장에서 소외됐던 여성들이 이를 극복하고 정치적 진출을 시도한 첫 주자였다는 점에서 그 낙선은 여성후보 지지자들에게 ‘아름다운 패배’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당진의 총인구 120,818명 중 49.7%를 차지하고 있는 60,052명의 여성들을 대변할 수 있는 여성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은 과연 진정한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또한 문화의 집 폐쇄와 그 운영에 있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지만 정정희 문화원장은 전국 최초의 여성문화원장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그 의미를 되새겨볼만 하다.
양성평등 위한 법적·사회적 장치 필요
여성들이 당당한 인간으로 바로 서기 위해선 먼저 여성을 차별하고 소외시키는 법적·사회적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여성계는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의식을 재생산하는 가부장적 문화도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여성 및 시민단체는 여성의 사회참여를 늘리기 위한 가사의 분담, 양육을 도울 수 있는 사회적 장치와 예산 확대, 지자체 정책 결정과정에의 여성참여 확대 등을 제안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진보적인 여성단체의 출현과 여성의 정치세력화는 여성의 힘과 의견을 집결시킬 수 있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