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눈에 거슬리는 호강하는 반려동물을 보고 “사람보다 낫네” “사람도 먹고 살기 힘든데...” “개팔자 상팔자네”등등의 비아냥이 많다.

발에 흙하나 묻히지 않고 실내에서만 자라서 발톱도 정기적으로 깍아주어야하고 추위도 타지 않는데 겨울옷도 입히고 온갖 치장도 하고... 그저 하는 일이라고는 주인이 있으면 재롱을 부리고 주는 음식물만 먹고 주인이 칭찬하면 영리하게 알아듣고 기억했다가 다음에도 똑같이 행동하고..

이렇게 반복되다보니 하루종일 운동이란 단 1분도 않고 먹기만 하면 급기야는 등판이 펑퍼짐하고 피하에 지방이 가득차서 아래쪽으로 흘러내린 기름진 돼지 형상으로 변한다. 최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상팔자의 애견모습이다.

사람에서의 성인병 증세가 이러한 개에서도 똑같은 양상으로 발병이 점점 많아진다고 한다. 말을 바꾸면 ‘成犬病’이라 불린다. 성인병의 시초는 비만이다. 현대 사회에서 비만인구가 늘고 있음은 성인 뿐만 아니라 아동에서도 심각하게 사회문제화되었다. 비만도 질병이란 개념이 정립되어 비만병에 걸린 사람은 이제는 치료 대상이다.

고에너지의 기름진 음식의 무제한의 섭취와 운동부족은 반려동물에서도 똑같이 비만으로 나타나고 당뇨, 고혈압, 지방간, 관절염 등의 성견병으로 진행된다. 원래 개는 1일 1회 식사가 정석이다. 가축화되기 전부터 사냥으로 얻어진 식사는 1일 1회도 과분했다. 이런대도 하루종일 먹고, 먹는 것이 제어가 안되어 위장내에는 항상 음식물이 그득하고 움직이기 싫으니 잠만 자게 되고... 비만이 안 된다면 오히려 정상이 아니다.

결국 지방간으로 진행하여 비만으로 시작된 성견병의 증세가 본격적으로 발현된다. “개도 당뇨가 있어? 말세야” 개를 탓하기 앞서 주인이 반성해야 한다.

어느 잡지에 미국에서 성견병에 걸린 반려동물의 축주들도 비슷한 성인병에 모두 노출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공감하였다.

축주와 종일 같이 있으면서 축주가 먹다가 옆에 있는 동물에게 조금씩 준 음식물이 결국은 반려동물도 축주와 똑같은 비만이 되고 비슷한 질환의 성견병에 걸리게 되는 과정을 어렵지않게 추측할 수 있다.

비만으로 인한 운동부족과 체중과다로 관절염이 발생하고 부실한 치아관리로 치과질환이 뒤따라 문제가 될 것이다.

골초의 축주 영향으로 반려견의 폐암 발생율이 정상보다 월등하게 높았다는 결과도 쉽게 이해된다.

결국 이종의 사람과 애견이 비슷한 질병으로 하나는 인의병원으로 하나는 동물병원 신세를 져야하지 않을까?(단, 후자는 끝까지 상팔자여야 가능하겠지만)

당진군수의사협회장

충남동물종합병원장

본지 편집위원

☎. 355-4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