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황우석교수에 대한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가 있었다. 꿈을 실현하고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기술이라고까지 서슴지 않았던 극찬에서 이제는 사기꾼에, 횡령에, 검찰조사 대상으로 전락한 그가 안타깝다. 조사위의 발표라면 복제 줄기세포를 만들 원천기술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같은 수의사로서, 오래전부터 직간접적으로 교류가 있었던 교분으로 일반인들의 당혹감보다 몇배 많은 충격과 의구심을 갖는다. 굳이 그렇게까지 무리하게 조작하지 않아도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충분한데 왜 그랬는지 도무지 그 의중을 조금도 헤아리기가 어렵다. 체세포를 핵치환으로 복제한 스너피의 탄생은 진짜로 판명되었다.

seoul national university와 강아지라는 puppy의 합성어인 snuppy의 언론 공개 때만해도 추호의 의심도 없이 추앙받았는데 불과 수개월만에 이렇듯 철저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너무나 극적이다. 2004년도 논문도 조작으로 판정나면서 그래도 믿었던 일말의 기대도 송두리째 앗아가는 참담함을 안겨주었다.

우연히 이루어진 처녀생식에 의한 줄기세포 형성을 알지 못했을까? 그렇다면 11개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터무니없는 조작까지하면서 논문을 만들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제대로는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 이상도 가능했다고 하는지 조작을 한 당사자들의 배포도 상식밖이다. 보도에는 줄기세포로 세계적 관심과 연구성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압박감에서 하루빨리 후속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는 욕심에서 이러한 일이 생기게 되었다는 추측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체세포복제 환자 줄기세포는 없어도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로 태어난 스너피가 건강하게 잘 자란다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스스로 생각해본다. 그러나 스너피와 같은 동물복제가 경제적으로 유용하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일반화할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그저 한낱 실험의 성공일 뿐으로 인식될 것이다. 이러한 동물복제와 핵치환기술은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위한 기반기술을 연마하는데 더없이 유익하다. 그러나 앞으로 검찰에 맡겨질 연구비에 대한 조사와 서울대의 징계 예측으로도 황교수와 관련자들은 다시는 재기할 수 없을 것이다.

줄기세포와 관련된 생명공학기술이 더 이상 연구대상조차 되지 않는 불행한 사태로 결말지어지지 않길 희망해본다. 동물복제와 실험은 생명공학 기술의 바탕이 되지만 인간 배아줄기세포는 향후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윤리문제로 긴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도 이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어 우리가 갈망했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난치병환자의 꿈을 이루어주길 기대한다. 잘못 자란 싹은 제거해줄 필요가 있으나 뿌리까지 캐내는 우를 범하지 않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