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농업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 민족의 오천년 역사와 함께 쌀은 그 맥을 함께 해오며 영원한 우리국민의 먹거리로써 조상들이 그처럼 애지중지하며 귀히 여긴 식량이다. 보릿고개 춘궁기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로 옛이야기가 되었고 오려천신(올벼·天神)이라해서 때를 따라 좋은 햇빛과 우로를 내려 이렇게 값있고 귀한 햅쌀을 주신 천신(하늘에 있는 신령·하나님)께 제사하고 가까운 이웃을 초청해 올벼햅쌀로 잔치를 벌였다. 식량난 속에서도 좋은 풍습이 아련히 떠오르며 쌀의 귀중한 가치를 회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귀한 쌀은 그 가치가 땅에 떨어지고 묵은 쌀이 된 벼가 창고에 가득이 쌓인 채 햅쌀이 잔치가 아닌 천덕구리가 되어 허리띠를 졸라 매며 쌀을 사먹던 어려운 시절이 변하여 쌀을 팔아먹기 힘들어 아우성을 치니 정말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쌀의 자급 생산으로 이렇게 넘치는 풍요를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우리나라가 곡물 자급율 20% 미만의 현 상황으로 볼 때 세계적인 흉년 재해에 무방비한 상태이며 농업을 천시하는 국민의 식량난에 위기를 의식하지 않는 불감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생명산업인 쌀 농업에 내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처럼 농업에 위기를 느끼며 실망과 좌절로 허탈감에 이 나라에 농업에 장래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뿐 아니라 농업에 함께하는 모든 농업인이 이와 같은 농업의 암담한 현실을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햅쌀이 나오기 직전에 단경기라 해서 시세보다 호가했던 쌀값은 이 땅에 쌀 농업이 시작된 이래 전무한 일로 햅쌀이 헐값으로 내리막을 치니 풍년에 기쁨이 울음으로 바뀌고 수확의 기쁨이 쌀 판매의 어려움에 농업인의 깊은 시름과 고뇌가 안쓰럽기만 하다.

정부가 농업정책에 일관성이 없고 의지가 부족해 곡물 자급율 20% 미만의 상당한 위험수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산품 수출로 인한 의무 수입농산물의 범람으로 자국 농산물이 처치곤란으로 농업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농업직불제 정책도 조삼모사 농업인을 우롱하고 있어 농업인을 격분케 하고 있다. 변동직불제로 농업인의 소득 보존 지불시기에 쌀값이 변동직불제 지급 상한선을 넘어 지불안하는 명분을 축적하고 3000억이라는 농업소득 보존 예산을 정부가 챙겨놓고 쌀 농업인에게 지불 될 소득보존을 피하여 가더니 한 달도 안돼 이렇게 쌀값이 사상 유래 없는 곤두박질 내리막을 치니 많은 농업인들이 시세조작으로 농업인을 우롱하고 있다고 신뢰할 수 없는 정부 정책을 질타하고 있다. 지난해 쌀 직불금 부당 수령 파문을 계기로 직불금 신청 요건이 강화되면서 애꿎은 임차농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직불금 보다도 양도세 감면에 관심이 많은 지주들이 임대를 포기한 채 농지를 회수하면서 농지를 잡초밭으로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농업인은 농지임차가 20~30% 줄어들며 소득격감 되면서 오히려 정부는 처치 곤란한 쌀의 생산을 감산할 수 있어 다행으로 여기며 방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자연재해를 예견할 수 없는 피해가 인류를 위협하는데 곡물 자급율 20% 미만의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 국민의 영원한 먹거리인 쌀을 이렇게 천시해도 값싼 외국쌀이 우리 국민의 먹거리를 항상 안전하게 책임질 수 있을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전 하버드대 교수 사이먼 쿠즈네츠 교수는 후진국이 공업화를 통해 중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지만 농업 농촌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역설했으며 사실 세계 유수의 선진국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저탄소녹색성장이라는 정책 또한 식량난으로 배고팠던 시절 가난을 이긴 공업화의 성장 동력으로 이제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시점에서 내팽개친 농업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고 있는 것이다. 지구와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세계적 환경협정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가 환경부담금이 중과됨으로 피할 수 없는 정책이다.

농업이야말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선두산업이며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됨을 새롭게 인식될 뿐 아니라 쌀 농업은 식량의 가치로도 막중하지만 수조원에 이르는 공익적 다원적 가치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농업은 생명산업인 것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정책 성공은 새롭고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쌀 농업에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쌀 값 하락을 강 건너 불 보듯 한다면 이 나라의 생명산업인 쌀 농업은 지탱될 수 없고 결국 우리국민 모두에게 화를 자초하는 길이라는 것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