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스부르크 시내 전경, 멀리 공장지대와 주거지역 사이에 녹지대가 형성되어 있다.
▲ 뒤스부르크 시내 전경, 멀리 공장지대와 주거지역 사이에 녹지대가 형성되어 있다.

[편집자주]

과거 농업웅군이라 불리던 당진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도시였다. 하지만 삽교방조제와 서해대교가 차례로 들어서고 바닷가를 중심으로 현대제철, 동부제철, 동국제강 등의 대규모 철강기업들이 입주하면서 철강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연관 산업단지와 황해경제자유구역, 석문국가산업단지 등 크고 작은 산업단지가 계획되고 조성되었다. 이에 따라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며 내년 초 시 설치를 앞두게 됐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개발에 따른 인프라 구축 미흡,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바른 도시문화를 정착시키고 체계적인 도시계획 형성을 위해 독일의 지속가능한 생태도시와 국내 당진과 유사한 도시를 방문해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공동취재 : 최종길, 우현선 ●정리 : 우현선

50만 인구의 뒤스부르크는 여러모로 당진과 닮은 점이 많다. 철강산업이 도시의 주요 산업인 것도 그러하고 라인강을 중심으로 선박업 등 무역의 요충도시인 점도 그렇다. 산업화로 인한 환경 문제의 악화가 주요 쟁점인 것도 닮았다. 철강, 탄광산업이 기반인 도시가 최근 탄광산업의 쇠퇴로 일자리난, 인구감소, 환경문제로 도시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점마저 빼닮았다.

그나마 뒤스부르크는 석탄산업의 쇠퇴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루르지방의 도시들에 비해 여전히 철강산업이 건재해 도시의 중심 산업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 철강대기업 튀센, 크룹 등 3개 기업이 뒤스부르크에 입주해 있으며 대략 2만명이 이 기업에 종사하고 120여 개의 협력업체가 들어서 있다. 하지만 최근 뒤스부르크 역시, 미래에 대한 고민과 함께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녹색도시로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당진이 뒤스부르크에 주목해야 할 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뒤스부르크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70년대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번창한 철강산업이 안정화되어 있을 때였으나 동시에 철강산업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극에 달해 있을 때이기도 했다. 거리는 더러웠고 집들은 매연과 석탄으로 지저분해져 있는 상태였다. 시정부와 시민단체, 시민들은 앞으로 뒤스부르크가 어떤 도시가 되어야 할 지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 하이제 씨가 도시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염된 환경 개선 시급, 주민 이주 10년간 설득

우선 환경 변화가 가장 시급했다.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집중 연구가 이뤄졌다. 소음과 공해, 더러운 물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도 심각한 고민거리였다. 철강, 석탄산업의 심장부였던 뒤스부르크는 독일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도시였다. 시대가 변하면서 폐쇄한 철강기업과 현장은 공터로 남아 황폐화되어 있었다.

시정부는 우선 산업과 거주지역을 분리하기 시작했다. 산업지역과 거주지역의 간격을 확대하고 중간에 공원이나 녹지대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산업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사람들을 이주시키는 것도 큰 문제였다. 반대하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인 사람들은 완강히 거부했지만 시정부는 포기하지 않고 10년간 끈질긴 설득을 이어갔다. 환경에 대한 문제를 각인시키고 새롭게 살 공간을 찾아 주선했다. 시정부의 역할은 산업지역이 거주지로 적합하지 않다거나 기업이 들어와야 하니 이주해야 한다고 통보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땅값과 법적비용 등을 합의해 이사를 가도록 도와주었다. 이주비용을 마련하고 새로운 집을 찾는 방법 등을 도와주고 일부 비용을 보존해 주기도 했다. 도시를 살려내자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시정부의 도시계획과 환경개선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뒤스부르크는 점차 변화하고 있다. 아직까지 철강산업이 도시경제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지만 도시환경은 예전과 달라졌다. 산업지구에 거주하고 있던 시민들은 주거지역으로 이주했고 산업지구와 도시지구 사이에 환경공원이 늘어났다. 황폐화돼 버려진 폐광지역은 녹지가 조성되고 각종 레저활동 시설이 마련될 계획이다. 시정부에서는 환경오염 저감 방안을 제도와 규칙으로 만들어 법절차를 확립하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이후 시정부가 직접 환경문제에 대해 감독하고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뒤스부르크시 내에 130여 개의 공해, 소음 측정기를 설치하고 200여 개의 수질 측정기를 설치했 다. 1천여 개의 공해 측정기가 24시간 도시의 이산화탄소와 유해 가스를 측정한다. 이렇게 모아진 환경 데이터는 시정부에서 관리하고 연구한다. 뒤스부르크시청 관계자는 “뒤스부르크는 앞으로 녹색도시를 만들기 위해 도시계획을 재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싣는 순서

1. 광양시, 철강공업도시에서 녹색도시로

2. 강릉시, 국내 첫 저탄소 녹색도시

3. 동해시, 공공디자인 추진하는 동해

4. 파주시, 지속가능한 도시 대상 대통령상 수상

5~6. 독일 도시정책전반 연구소 ILS-NRW

7. 뒤스부르크, 산업지구에서 환경도시로

8~10. 독일 겔젠키르헨, 탄광·공업도시가 친환경도시로

11. 좌담회, 당진군 도시계획 나아가야 할 방향

12. 무주군, 특색 있는 공공건축물 프로젝트

13. 총정리, 시 설치 앞둔 당진의 도시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