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과거 농업웅군이라 불리던 당진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도시였다. 하지만 삽교방조제와 서해대교가 차례로 들어서고 바닷가를 중심으로 현대제철, 동부제철, 동국제강 등의 대규모 철강기업들이 입주하면서 철강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연관 산업단지와 황해경제자유구역, 석문국가산업단지 등 크고 작은 산업단지가 계획되고 조성되었다. 이에 따라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며 내년 초 시 설치를 앞두게 됐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개발에 따른 인프라 구축 미흡,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바른 도시문화를 정착시키고 체계적인 도시계획 형성을 위해 독일의 지속가능한 생태도시와 국내 당진과 유사한 도시를 방문해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공동취재최종길, 우현선
정리우현선
6·70년대 라인강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탄광, 철강산업의 주 무대는 독일의 서부, 루르지방이었다. 그 중에서도 뒤스부르크와 겔젠키르헨은 핵심 거점 도시였다. 하지만 탄광산업이 쇠퇴하면서 광산이 점차 폐쇄되고 동시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지역을 떠나기 시작했다. 급격한 산업화로 무질서하게 팽창했던 도시 역시 문제였다. 석탄으로 인한 환경피해는 공기, 물, 토질 등 모든 환경에 악영향를 끼쳤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염된 환경은 복구되었지만 버려진 공장을 비롯한 건물과 방치된 폐광시설은 사람이 다시 복구하거나 철거해야만 했다. 사람은 떠나고 환경은 열악한 도시. 하지만 루르지방이 최근들어 점차 변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을 도입하고 버려진 폐광시설에는 나무를 심고 공원을 만들었다. 환경오염에 대한 측정기가 도시 곳곳에 설치되고 있다.
당진과 닮은 루르지방의 소도시
독일의 서부, 루르지방은 당진과 닮은 구석이 많다. 특히 기획취재팀이 방문한 겔젠키르헨과 뒤스부르크는 인구 규모와 주요 산업, 지역 현안 등이 당진과 흡사했다. 겔젠키르헨의 경우 인구 26만명의 산업도시로 과거 코크스 제조를 중심으로 하는 지방 공업도시였다. 뒤스부르크는 겔젠키르헨에 비해 좀 더 규모가 큰 도시다. 50만 인구의 뒤스부르크는 도시 규모를 제외하고는 지역의 산업 구조가 당진과 유사하다. 철강산업이 도시의 주요 산업이며 라인강을 중심으로 선박업 등 독일 무역의 요충도시인 점도 그렇다. 산업화로 인한 환경 문제의 악화가 주요 쟁점인 것도 닮았다.
급격한 발전 속도를 계속해 가고 있는 당진은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에서는 철강산업의 높은 의존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미 한 차례 한보철강의 부도로 인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경험도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철강산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산업을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한 피해는 독일 서부 지역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탄광산업의 중심이었던 루르지방이 석탄산업의 쇠퇴로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산업의 쇠퇴는 일자리난과 인구감소, 환경문제로 이어졌고 도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루르지방의 변천사는 당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탄광도시에서 친환경도시로의 변모
탄광산업이 쇠퇴하면서 가장 먼저 닥친 문제는 환경문제였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더 이상 환경이 오염된 도시에서 살길 원하지 않았다. 무질서하게 팽창했던 도시구조도 문제였다. 도로와 건물이 제멋대로 들어서 있었다.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오염된 환경을 다시 살리는 일이 급선무였다. 동시에 주거시설을 복구하고 버려진 건물을 재활용하는 것도 함께 진행됐다.
독일 정부는 서부지역의 회생을 위해 주정부 차원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시에 걸맞는 도시계획을 제공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바프로젝트다. 1989년부터 10년간 주정부에서는 일명 ‘이바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폐쇄된 탄광과 공업시설 등을 복원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겔젠키르헨시는 전반적인 도시계획 방향을 주정부로부터 제공받았다.
가동을 멈춘 석탄가공공장은 현재 주택관리 회사가 입주해 사용하고 있다. 공업지역의 시설을 다듬어 공원으로 꾸미고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입주한 과학테마파크로 개발한 것도 이바프로젝트의 결실 중 하나다.
버려진 탄광과 석탄 관련 건물 등은 쇠퇴한 산업이 남긴 잔재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지역의 역사이기도 했다. 수많은 지역민들이 그곳에서 땀을 흘렸고 생계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숴버리지 않고 리모델링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겔젠키르헨과 뒤스부르크에서는 모두 도심 숲 만들기에 주력했다. 주거지역과 공업지역을 분리하고 중간지점에는 녹지대를 만들고 공원을 조성했다.
겔젠키르헨 시정부 환경부서 담당자 하데스 씨는 “탄광산업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동시에 도시환경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며 “60~70년대에는 도시 전체가 진폐증으로 인해 문제가 심각했고 시 정부는 도시의 환경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뤘다”고 말했다. 하데스 씨는 “근래에는 친환경 도시를 모토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탄광과 공업시설이 눈에 띄게 사라지고 그 자리에 녹지대와 공원이 들어섰다”고 말했다.
새로운 산업 개발, 문화와 관광 접목
뒤스부르크는 도시 주요산업을 탄광산업에서 문화산업으로 바꾸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07년부터 장기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각종 문화시설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특히 뒤스부르크를 상징할 만한 건축물을 건립해 새로운 도시로의 이미지 전환을 준비 중이다.
시내 중심가는 걷기 좋은 길, 쇼핑이 편리한 곳으로 전환했다.
도시 주변에 박물관과 놀이시설, 공연장 등 문화공간도 조성하고 있다. 오래되어 미관을 해치는 건물은 철거하고 대신 공원과 친환경 녹색지역을 조성했다.
겔젠키르헨은 태양열산업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산업과 살케04로 유명한 축구 관광업을 중심으로 도시 산업 구조 변화를 이뤄나가고 있다.
1948년 이후 사용되지 않고 방치됐던 탄광채석장과 관련 기업 건물들이 들어서 있던 곳은 학문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리모델링했다. 현재 학문공원은 환경을 고려한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태양열산업의 핵심지로 변모했다. 공원 내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건물들이 들어섰고 주변은 호수와 공원, 산책길이 꾸며졌다.
우리나라의 대전 대덕연구단지와 비슷한 형태의 학문공원에는 현재 에너지 관련 연구단체와 기업, 유리제조연구소, 태양열산업 관련 업체와 연구소, IT 관련 업체 등 다양한 연구소와 25개 회사가 들어서 있다.
겔젠키르헨시는 기존에 석탄을 이용한 에너지산업을 태양열산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 아래 주거, 난방 등 실생활에서 사용될 수 있는 태양열에너지 산업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은 도시환경 변화는 물론이고 인구 유입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루르지방의 도시들은 인구 노령화와 실업난 등에 시달리고 있지만 ‘환경이 인간의 삶과 도시의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식하고 ‘친환경도시’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