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공원 조성, 살기 좋은 도시가 우선

산업, 환경, 디자인 등 다양한 도시계획 구성요소에 있어 선진지역이라 불리는 곳에서 가장 중요하게 추구하는 것은 역시 ‘친환경’이었다. 저마다 다른 산업구조와 문화를 갖고 있고 도시의 규모도 다양했지만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역시 도시계획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환경’을 꼽았다. ‘살기 좋은 도시’는 곧 ‘친환경 도시’라는 얘기다. 개발과 환경이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개발이 이뤄지면 환경이 파괴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자연 속 원시적인 삶을 살 수 없다면 환경파괴를 최소한으로 하고 보다 효율적이고 계획적인 도시를 조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공업도시에서 환경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독일 루르지방의 경우 탄광산업이 번성할 때도 그러했지만 쇠퇴하면서 가장 먼저 닥친 문제는 환경이었다.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오염된 환경을 다시 살리는 일이 급선무였다. 독일 루르지역에서 먼저 시작된 도시계획 프로젝트는 버려진 도시를 재생하는 것이었다. 독일 사람들은 기존의 오염된 것들을 모두 부수고 폐기처분하는 데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대신, 역사성을 살려 리모델링해 재사용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기획취재팀이 찾은 겔젠키르헨과 뒤스부르크에서는 모두 도심 숲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었다. 주거지역과 공업지역을 분리하고 중간지점에 녹지대를 만들고 공원을 조성했다. 공원은 시민들에게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정주도시로서의 매력을 높이는 동시에 공업지역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과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철강도시 중 하나인 광양시의 경우 100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도심 속 숲 가꾸기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담장을 허물고 옥상과 벽면, 주차장 등 자투리 땅을 활용해 녹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2003년부터 시작된 100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은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며 올해까지 800만 그루의 나무를 새롭게 식재했다”고 밝혔다. 광양에서는 환경문제 원인자 입장에 있는 기업에서 공원을 조성하여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지역민들의 욕구, 의견 반영해야

당진군내 전문가들이 참여해 본지에서 진행한 도시계획 좌담회에서 참가자들은 “도시계획 수립은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도시에 살고 있고 앞으로도 도시에 살 지역민들이 원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지가 매년 연말 창간기념호를 앞두고 진행하고 있는 지역주민 대상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민들은 당진의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농업문제’를 꼽는다. 철강산업의 의존도가 높고, 읍면마다 공장유치와 산업단지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지역민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농업위기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결과다.

당진군이 2030 도시기본계획과 당진경관기본계획안을 수립하고 읍면마다 도심활성화 혹은 도시계획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묻고 다양한 계층과 전문가, 지역민들이 함께 하는 토론의 장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안효권 의원은 “지역민들이 도시계획을 구성하고 앞으로 당진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해야 한다”며 “당진의 도시개발 방향과는 달리 당진군민들은 교육, 문화 전원도시의 욕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동해시의 경우 도시의 경관을 개선하는 것에 있어서도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 동해시는 지난 2007년 경관법 제정에 따라 마련된 경관협정제도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경관협정은 주민들 스스로 지역의 경관을 개선하기 위한 약속이다. 건축물 형태를 비롯해 건물의 높이, 색상, 간판의 개수 및 색상 등 시설물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건물 앞에 쓰레기 내놓지 않기, 자기 집 앞 깨끗이 하기, 과다한 야간조명 사용하지 않기 등 생활규칙을 주민 스스로 약속해 환경을 개선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철강산업 의존도, 원룸촌 등 해결 시급

급격한 속도로 발전을 계속해 가고 있는 당진은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에서는 철강산업의 높은 의존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미 한 차례 한보철강의 부도로 인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경험도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철강산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산업을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한 피해는 독일 서부 지역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탄광산업의 중심이었던 루르지방이 석탄산업의 쇠퇴로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산업의 쇠퇴는 일자리난과 인구감소, 환경문제로 이어졌고 도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독일 루르지방의 시정부 도시계획 담당자들은 “도시 활성화를 위해 철강 산업 외에 문화, 관광, 신재생에너지, 연구산업 등 산업의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공장 유치와 산단 개발로 인한 원주민 생활권 침해, 자연환경 파괴도 문제다. 더불어 당진읍을 비롯한 송산, 송악, 석문 등지에 나타나고 있는 원룸촌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석문의 바닷가에 조차 주차시설과 외관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원룸단지가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당진의 원룸촌은 2만 가구 이상이 살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산단개발이 마무리 되면 원룸촌은 슬럼화가 될 우려가 높다.

지역 내에서는 도시계획이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당진이 지향할 도시이미지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종합적인 도시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 또한 바다, 산업단지, 숲, 관광지, 농업지역 등을 구분하는 지역적인 계획 역시 조화롭게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