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국가에서 권리를 주장하고자 하는 자는 누구나 청구(신청) 기간을 지켜가며 권리다툼을 해야 한다. 이유는 기한을 단 하루만 넘겨도 소의 이익을 다투어 보지도 못하고 각하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8일 대법원에 제소한 ‘평택당진항 매립지 일부구간귀속 지방자치단체 결정취소’ 사건도 지방자치법 제4조 제8항에 행정자치부장관의 결정에 불복하면 그 결과를 통보받은 날(2015년 5월 4일)로부터 15일 이내에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규정에 의해 지난 5월 18일 소장을 접수시킨 경우다. 이 기한은 법이 인정하는 천재지변 등 아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불변기간이다. 이를 제척기간이라고 한다.
제척기간이란 어떤 종류의 권리에 대해 법률상으로 정하여진 존속기간을 말하는 바, 일정 기간 안에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해당 권리가 소멸되는 것을 말한다. 제척기간은 소송에서 그 이익을 원용할 필요도 없이 그냥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소멸해 버리는 것이라서 중단 정지 등이 있는 소멸시효와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법률 용어를 가슴에 안고 이 사건 평택·당진항 항만구역에서 새로이 조성되는 매립지에 대한 귀속 지방자치단체 관할구역 결정 신청 사건을 들려다 보면, 그 누구나 중앙분쟁조정위원회 또는 헌법학자인 행정자치부 장관은 마치 사기꾼 같다는 생각이 들것이다.
2009년 4월 1일 개정된 지방자치법 제4조 제3항, 제4항 그리고 부칙 제2조에는 공유수면 매립지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이 행정자치부장관에게 귀속 관할구역 결정 신청을 할 수 있는 기한은 준공검사 전에 해야 한다고 강행규정으로 적시돼 있다. 이러한 기한을 지킨 적법한 신청이어야만 비로소 행정자치부장관은 행정절차법에 의한 예고 방법, 의견제출 및 처리 그리고 공청회 등을 개최하고 나서 중분위의 의결에 따라 매립지가 속할 지방자치단체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행정자치부장관이라도 그 권한에 기초해 지방자치단체장의 신청도 없는데 직권으로 관할구역을 결정한다거나, 신청기한을 도과하여 귀속 지방자치단체 관할구역 결정 신청 사건에 대하여도 임의로 결정할 수 없다는 법률 규정이다. 하지만 평택시장은 귀속 지방자치단체 결정 신청일이 지방자치법에서 규정한 준공검사일 또는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로서 개정지방자치법 시행일(2009년 4월 1일)로부터 무려 300여 일이 도과한 날짜에 신청했다. 이 경우 행정자치부는 본안 심리 없이 즉시 각하했어야만 했다.
그런데 헌법학자라는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렇게 매우 부적합한 사건 신청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기한 내 제출한 적법한 신청 사건으로 간주했으며, 개정된 지방자치법 절차규정인 제4조 제4·5·6·7·8항의 규정에 따라 절차를 이행한 다음 중분위에 부의 상정하여 지난 4월 13일 중분위 의결을 거쳐 지난 5월 4일 결정 처분함으로써 당진시민들을 분노케 했다. 이것이야 말로 행정자치부 장관이 경기도 평택시와 통모하여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과 같은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일반서민들은 신청 기한 보다 단 1일만 경과해도 기일 도과로 인해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하여 본안 심리도 없이 각하 시키는데, 이 같은 상황과 비교해 보면 억장이 무너지는 비극이요, 고통이 아닐 수 없다.
법 해석 및 적용의 원칙은 상위법 우선 적용원칙, 신법 및 특별법 우선 적용원칙을 하여 국내법 상호간의 모순이나 저촉을 해결함은 물론 집행상의 일관성과 통일성과 함께 이유불비 이유모순의 논리적 모순이 없어야 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법 해석은 어디까지나 법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은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한 원칙적으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서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또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제정, 개정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 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타당성 있는 법 해석의 요청에 부응하여야 하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최고의 공격무기로 들 수 있는 것은 2012년 1월 1일자로 시행된 ‘충청남도 당진시 도농복합형태의 시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이라는 특별법이다. 이는 2009년 4월 1일자로 시행한 개정지방자치법 보다 신법으로, 우선 적용 대상이었던 이 법률에 기초한 강력한 항변을 왜 단 한번도 주장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안타깝고 속 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